금리 오르기 전 자금 확보…은행채 발행 40% 급증, 대출금리도 '들썩'

  • 누적 발행액 159조…기업은행 발행 주도

  • 기준금리 인상 앞두고 선제 자금 확보

  • 조달비용 상승에 대출금리 인상 우려도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올해 은행채 발행액이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들이 조달 여건이 더 나빠지기 전에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채 발행이 단기간에 몰리면서 은행의 조달비용과 대출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5일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총 159조1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5조1940억원보다 38.2% 늘어난 규모다.

은행채 발행 증가세는 국책은행이 주도했다. IBK기업은행의 올해 누적 은행채 발행액은 53조7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조4900억원보다 88% 급증했다. 기업은행의 발행 증가액만 25조2800억원으로, 전체 은행채 증가분의 약 60%를 차지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정책금융을 늘리고 대출 재원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보다 수신 기반이 약해 정책금융을 확대할수록 은행채 발행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은행채 발행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발행액은 지난해 18조7200억원에서 올해 37조43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시 호황으로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가계·기업대출 재원 확보와 만기도래 채권의 차환 수요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시장금리 상승에 대비해 은행들이 채권 발행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달비용이 더 높아지기 전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만으로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데다 향후 조달비용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채 발행이 단기간에 집중될 경우 채권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발행 물량이 늘면 은행채 금리의 하락이 제한되거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은행의 조달비용을 높여 신규 대출금리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채 금리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주요 준거금리로 활용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에도 은행의 조달비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대출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65~7.44%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연 4.37~7.37%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금리 하단은 0.28%포인트, 상단은 0.07%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1년 만기 기준 연 4.76~6.17%로 상단이 6%를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까지 몰리면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질수록 신규 대출금리에도 일정 부분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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