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 5년 만에 손질한다.
시는 재정·시민 체감·상생을 3대 혁신 방향으로 제시했지만, 개편의 배경에는 해마다 커진 재정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5년간 시 재정지원금은 284억원 늘었고,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기사 인건비가 차지했다.
창원시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창원형 준공영제 2.0' 추진 계획을 내놨다. 2021년 9월 도입한 준공영제의 운영 성과를 유지하면서 재정 부담을 낮추고 서비스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개편이 재정 건전화와 서비스 개선을 함께 겨냥하고 있지만 재정 절감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려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제시한 연간 100억원 절감 목표는 단기간에 달성되는 구조가 아니다. 여러 사업의 효과를 합산한 장기 추산치로, 저수익 노선 개편을 통해 연간 약 50억원을 줄이고 나머지는 버스 광고 확대와 탄소배출권 매각 등 운영 합리화를 통해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2028년이다.
추진 사업 6개 가운데 4개가 2028년에 시작한다. 전기충전시설 직영화가 2026년, 버스 광고 확대와 현금 없는 버스가 2027년일 뿐, 저수익 노선 개편·연비 절감 체계·탄소배출권 매각 등 절감 폭이 큰 사업은 임기 후반부에 몰려 있다. 절감 목표의 검증도 그만큼 뒤로 미뤄지는 셈이다.
재정 절감의 중심에는 저수익 노선 재편이 있다. 시는 135개 노선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가운데 7% 이상에 해당하는 약 50대를 마을버스와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일부 노선 조정도 불가피하다. DRT 요금은 기존 시내버스와 같지만 마을버스는 100원 비싸다. 마을버스로 전환되는 구간의 이용객에게는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전환 과정에서 노인과 학생, 야간 근로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도 살펴야 할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버스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노선별·시간대별 이용객을 분석하고, 심야 이용객이 많은 노선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며 “이용 수요를 토대로 기존 시내버스를 대체할 수 있는 교통수단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준공영제 도입 이후 노선 조정과 친환경 버스 전환, 안전성 등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노선 조정은 도입 전 연간 11건에서 29건으로 164% 늘었다. 교통사고는 2019년 879건에서 2025년 700건으로 20.4% 감소했다. 전기·수소버스는 346대로 늘어 도입률 70%를 기록했고, 시는 이를 통해 연료비 90억 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시민 만족도는 67%에서 70.6%, 안전운행 만족도는 66.6%에서 75.6%로 상승했다. 다만 교통사고 감소 폭이 같은 기간 전국 시내버스 흐름과 견줘 어느 수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비스 개편은 예고됐지만 시민이 곧바로 느낄 변화는 적다. 9월 1일 시행일에 맞춰 바뀌는 것은 없다. 시 관계자는 "9월 1일 시행이지만 당장 바뀌는 것은 없다"며 준비 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말했다.
체감 사업으로 꼽히는 현금 없는 버스도 내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에야 도입된다. 정시성을 높이는 중간시간표 제도, 운행기록(DTG)·인공지능(AI) 기반 기사 평가도 순차적으로 들어간다.
시는 갈등이 터진 뒤 수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정이 평상시부터 현안을 조정하는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
최근 6년간 파업 3회와 준법운행 1회로 시민 불편이 반복된 데 따른 것. 노사는 향후 2년간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임금 기준을 마련했고, 지난 19일 무분규 공동선언에 뜻을 모았다.
전진안 창원시내버스협의회장은 “노사가 시민의 발을 책임진다는 공감대 아래 무분규 노사관계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운수업계도 경영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에 적극 참여해 더 나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강기윤 창원특례시장은 “준공영제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재정과 서비스 모두에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노사정이 신뢰를 바탕으로 개선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 재정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에게 더 안전하고 편리한 시내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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