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활황에 힘입어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이 급증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운용보수와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반면 ETF를 취급하지 않는 사모운용사들이 순이익 상위권을 휩쓸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순이익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9063억원을 기록했다. ETF 사업과 미국·홍콩 등 해외법인의 성장세가 반영된 실적이다. 특히 지분법 이익으로 7685억원이 반영되면서 회계상 순이익이 급증했다. 2위는 순이익 2746억원을 올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차지했다. 이어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 1838억원, 디에스자산운용 1773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1561억원, 라이프자산운용 1538억원, 토러스자산운용 1533억원, 슬기자산운용 132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ETF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1294억원으로 순이익 기준 9위에 그쳤다. ETF를 주로 다루는 종합 자산운용사 순위는 더 낮았다. KB자산운용이 11위(783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14위(515억원), 신한자산운용이 17위(474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9위(437억원)를 각각 차지했다.
상반기 자산운용사 순위의 특징은 ETF 영업을 주로 하는 종합자산운용사들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순이익 기준 상위 10위 안에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단 2곳만 이름을 올렸다. 대신 사모운용사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대거 약진했다.
순이익 2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분기 증권 평가·처분이익이 768억원, 지분법 이익이 743억원 발생했다. 특히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지난 6월 말 자사 ETF 브랜드 ‘VITA’의 2개 상품을 모두 상장폐지하며 ETF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ETF가 아닌 고유자산 운용으로만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종합자산운용사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건 ETF 사업 특성 때문이다. ETF는 운용자산이 늘어날수록 운용보수 수익이 증가하지만 낮은 보수율이 수익성을 제약한다. 이에 더해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도 급증했다. 집계 대상 운용사들의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396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65억3100만원보다 49.6% 증가했다. 광고선전비 규모 1~5위는 모두 ETF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종합자산운용사였다.
이에 비해 사모운용사들은 공모펀드나 ETF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보수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일정 수익률을 넘어서면 성과보수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보유자산의 평가·처분이익까지 더해지면서 증시 활황에 맞춰 이익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수익이 늘어난 만큼 사모운용사의 인건비 지출도 크게 늘었다. 운용사들의 상반기 급여 지출액은 1조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7% 증가했다. 토러스자산운용은 급여가 24억원에서 481억원으로 1934.3% 급증했고 디에스자산운용은 53억원에서 194억원으로 263.8% 늘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41억원에서 141억원으로 246.9%,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5억원에서 45억원으로 786.1% 증가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사모운용사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ETF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용보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다른 실적 순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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