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스케치] '백투백'이냐 숨고르기냐…금리 결정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

  • 27일,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 개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장선아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장선아 기자]

27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장에는 평소보다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백투백 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날인 만큼 취재진의 시선은 신현송 한은 총재의 입에 집중됐다.

신 총재는 이날 오전 8시59분께 남색 재킷에 푸른색 패턴의 넥타이를 매고 회의장에 들어섰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신 총재는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린 뒤 취재진에게 퇴실을 요청했다.

취재진이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요청하자 신 총재는 "밑에(간담회장에) 가서 말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만큼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만한 별도의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금통위원들은 신 총재보다 앞서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54분 이번 금통위부터 새롭게 합류한 권민수 부총재를 시작으로, 8시57분 이수형·황건일·장용성·김종화 위원이 차례로 입장했다.

회의장 내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한은 집행간부와 취재진 등 약 40여명이 회의장을 채웠고, 취재진은 회의 시작 직전까지 신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표정과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묶어둘지,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상할지를 두고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주경제가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명(57.1%)이 인상을, 3명(42.9%)이 동결을 예상했다.

추가 인상론에 힘을 싣는 것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높은 물가 수준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bp 올리며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신현송 한은 총재는 8월 금리 결정과 관련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7월 근원물가 상승률을 주요 판단 지표로 제시하며 "주의 깊게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발표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0.6%로 한은이 지난 5월 예상했던 0.2%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비교적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소득 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가 역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6월(3.2%)보다 낮아졌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았다. 특히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구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6%를 기록해 2023년 12월(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면 동결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이미 금리를 올린 만큼 정책 효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곧바로 추가 인상에 나설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제유가 상승과 내수 회복에 따른 물가 압력이 남아 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주가 조정 등 금융시장 여건은 한은이 추가 긴축을 서두를 필요성을 일부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화정책의 시차도 동결론의 근거다.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 대출금리와 가계·기업의 소비·투자를 거쳐 물가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난달 인상의 파급 효과를 확인한 뒤 추가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통위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과 근원물가 상승세에 대응해 추가 인상에 나설지, 지난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며 속도 조절에 나설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기준금리 결정 결과와 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전 11시10분께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는 최근 경제 여건에 대한 한은 금통위의 평가와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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