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서남부 아파트값이 강세를 이어지고 있다. 전체 인구 이동과 주택 매수 심리는 위축됐지만 서울 접근성이 좋고 직주근접·학군·신축 아파트를 갖춘 지역으로 실수요가 몰리는 ‘선별적 이동’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8일 KB국민은행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상승해, 전국 평균인 0.11%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경기에서도 수원 영통구가 한 주 만에 0.92% 뛰어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광명시가 0.90%, 성남 중원구가 0.76%로 뒤를 이었다. 화성 동탄구는 0.53%, 용인 수지구는 0.42% 상승했다. 가격 상승 상위 지역 대부분이 서울 출퇴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경기 남부·서남부 생활권에 집중됐다.
인구 이동 규모 자체는 감소하는 가운데, 경기 남부 등을 중심으로 주거에 대한 실수요가 집중되면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달 국내 이동자 수는 46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감소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도 10.8%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달 서울에서는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6108명 많았다. 반면 경기는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5106명 많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순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4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서도 서울은 6341명 순유출을 기록한 반면 경기는 3797명 순유입됐다. 월별로 등락은 있지만 최근 서울에서 인구가 빠지고 경기가 이를 받아들이는 흐름이 반복된 셈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통계에서도 수도권은 2011년 처음 순유출을 기록했다가 2017년 순유입으로 돌아선 뒤 순유입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령별로는 19∼34세 청년층이 지난 20년간 수도권으로 계속 순유입된 반면 40∼64세 중장년층은 2007년 이후 수도권에서 순유출됐다.
서울에 직장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넓거나 새 아파트를 선택하려는 가구가 서울 경계를 넘어 경기로 이동하는 구조다. 수원 영통과 화성 동탄은 삼성전자 사업장을 비롯한 경기 남부 산업단지 접근성이 좋고, 용인 수지는 서울 강남권 이동이 편리하다. 광명은 서울 서남권과 생활권이 맞닿아 있고, 성남 중원구는 분당·판교와 비교해 상대적인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이 실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구이동과 맞물린 주거 수요는 매매뿐 아니라 전세시장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8월 넷째 주 경기 아파트 전세가격은 0.20% 상승했다. 전주 상승률 0.14%보다 0.06%포인트 확대됐다.
하남시의 전세가격이 0.56% 올라 경기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원 장안구가 0.53%, 용인 수지구가 0.49%, 과천시가 0.48%, 화성 동탄구가 0.45%, 수원 권선구가 0.43% 상승했다. 매매가격 상승 지역과 전세가격 강세 지역이 경기 남부와 서울 인접 지역에 겹쳐 있다.
수원에서는 영통구 매매가격이 0.92% 뛰는 동시에 장안구와 권선구 전세가격도 각각 0.53%, 0.43% 올랐다. 도시 전체의 주거 수요가 매매와 임차시장으로 나뉘어 유입되는 양상이다. 용인 수지구도 매매 0.42%, 전세 0.49%로 두 시장이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 화성 동탄구 역시 매매 0.53%, 전세 0.45% 상승했다.
다만 가격 상승과 달리 매수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46.4로 전주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경기의 매수우위지수는 58.9로 전주보다 1.2포인트 떨어졌고 인천은 31.1로 1.2포인트 하락했다. 서울·경기·인천 모두 가격은 상승했지만 매수자는 늘지 않은 셈이다.
결국 가격 경쟁력이 있거나 개발·교통 호재를 갖춘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이뤄지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기 전체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0.25%로, 수원 영통구와 광명시는 0.9% 넘게 오른 반면 일부 외곽 지역은 보합이나 하락을 기록했다.
경기 광명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처럼 전세가격 상승과 입주 물량 감소가 이어지면 단기간 임차 수요 일부가 매매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면서 “다만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 경기 둔화가 커지면 인근 지역의 매수 관망세는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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