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에 대해 다음 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오는 31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는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은 28일 오후 6시11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도 "다음 주 정리가 되면 (밝히겠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를 사실상 반려하고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 후보자를 서면 제청한 지 열흘 만이다.
대법관 후보 제청을 둘러싼 논의는 반년 넘게 이어졌다.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구성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21일 4명의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청와대와 사법부가 최종 후보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제청이 장기간 미뤄졌다.
이와 함께 조 대법원장은 오는 31일 열리는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법사위에 제출한 불출석 의견서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대법관 인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인사 절차나 후보자의 신상에 관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제청권, 국회에 임명동의권,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며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통해 삼권분립의 원리가 구현되도록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사유를 국회에서 증언하는 것 역시 사법부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반한다고 밝혔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 21일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대상으로 현안질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 안건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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