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000대 후반에서 정체되는 '신(新) 박스피' 장세가 장기화되면서 증시 대기자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좀처럼 7000선을 못 넘는 증시에 투자심리가 식어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8일 기준 99조81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인 27일에는 96조7091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는 지난 1월 23일(93조8095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상승세가 뚜렷했던 지난 1월 말 이후 100조원을 유지해왔다. 1월 27일 이후 8월 말까지 투자자예탁금이 100조원을 밑돈 건 단 8일뿐이었다. 특히 지난 6월 4일에는 사상 최대인 139조6948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시에서 돈이 움직이는 속도도 크게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5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50조35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7월 36조8800억원보다도 31.2% 감소했다. 상장주식 회전율 역시 6월 17.1%에서 7월 15.9%, 8월 10.7%로 석 달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회전율도 15.3%에서 14.28%, 9.3%로 낮아졌다. 투자자들의 손바뀜과 매매 빈도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예탁금 감소가 곧바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 여력 고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증시 주변 자금과 실제 거래 지표가 함께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가 지수의 높은 변동성과 별개로 시장 내부의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가 7월 23일 이후 한 달 넘게 7000선을 밑도는 '신 박스피' 장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이날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14포인트(0.46%) 오른 6820.02에 거래를 마쳤지만 하루 종일 출렁였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6547.76까지 밀리며 3.55% 하락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 낙폭을 회복해 상승 전환했다.
수급에서는 개인이 1443억원, 외국인이 6403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7929억원을 팔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수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가 1조5773억원에 달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2포인트(0.49%) 내린 834.29에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업종 전반 약세를 보였다”며 “일부 저평가 업종에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차별화 장세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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