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복 국군위문예술단장 "軍이 부르면 어디든… '안돼요'는 없다"

  • 코로나19 마스크 1000만장 등

  • 38년간 기부액 100억원에 달해

  • "군은 내가족…죽을때까지 할것"

 
사진유대길 기자
이윤복 사단법인 국군위문예술단 대표단장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마스크 품귀 현상이 있었잖아요. 군장병들이 일반 마스크를 오래 끼고 있어서 귀 쪽에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을 자주 보니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모 회사에 부탁해 방역 마스크 1000만장을 기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자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퍼지는 아버지의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윤복 사단법인 국군위문예술단 대표단장은 38년간 함께한 군 이야기를 할 때마다 환하게 웃었다.
 
군과의 인연은 1989년 시작됐다.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간 큰형처럼, 이 단장은 대학교 1학년 때까지는 직업군인을 하고 싶었다. 신병 훈련 후 배정받은 곳은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이 단장은 “서울에 와서 시작한 유통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된 후 우연히 지인이 헌병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인제군 모 군단에 처음으로 돈육을 트럭에 싣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기부의 길을 걷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38년 전을 회상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장병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가져다주고, 이를 맛있게 먹고 좋아하는 장병들을 보는 게 큰 기쁨이었다.
 
이 단장은 “저를 주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몇 번 하고 말겠지’ 했지만 인근 다른 부대에서 부대로 소문이 나서 우리 부대에도 와줬으면 고맙겠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 단장은 전국 각지 부대를 찾아 위문품 전달을 계속하던 2015년 초 어떤 한 부대에서 이왕이면 위문공연도 기획해 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처음 받았다.
 
공연 기획에 대해서는 경험이 전무했지만 부대 장병들을 위한 일이라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 한국방송공사(KBS)에 다니던 초등학교 선배를 바로 찾아갔다. 예능부에서 일을 하던 선배 덕분에 초청가수의 섭외와 무대 음향 등 장비를 갖출 수 있었다.
 
이 단장은 “군에서 저에게 뭔가 요청을 했을 때 ‘안 돼요’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군에서 원하는 절반이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채워서 들어준다. 그렇다 보니 신의와 믿음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윤복 사단법인 국군위문예술단 대표단장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 단장은 2015년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는 공연과 강연은 물론 북카페를 만들어주고, 장병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짜장면 데이’도 운영했다. 한자로 읽을 독(讀)자를 써서 ‘독한 장병, 미래를 바꾼다’로 명명한 북콘서트는 화제가 됐다. 독서 코칭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북콘서트는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일반전초(GOP)나 격오지 부대를 중심으로 1년에 60~70회 이상 기본으로 방문했다. 북카페는 작년에만 80여 개 부대를 지원했고, 강연도 120회 이상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약 2000회 가까이 활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38년간 군에 기부한 금액은 100억여원에 이른다. 2024년에는 15억원, 2025년에는 12~13억원을 기부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 12월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 명의 감사장을 받았다.
 
군 현장 곳곳을 38년간 지킨 그의 전화는 인터뷰 중에도 계속 울렸다. 다음 주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였다. ‘군의 키다리아저씨’인 이 단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 중 80%가 군인이다.
 
이 단장은 “사업 수행 기관을 심사할 때 기업의 매출 등 정량평가뿐만 아니라, 군을 위해 어떤 활동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에 대한 정성평가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솔직히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도 군은 가족 같다. 내가 늙어 죽을 때까지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군위문예술단 사무실에 들른 군 관계자는 이 단장을 힐끗 바라보며 읊조렸다.
 
“정말 저런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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