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네수 유전 장악으로 중국 100억불 차관 떼일 판"

베네수엘라 원유 자료사진 사진AP연합
베네수엘라 원유 자료사진 [사진=AP·연합]
미국이 사실상 베네수엘라의 유전을 장악하면서 중국의 채권 회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정부와 대형 석유 협정을 체결했고, 협정은 베네수엘라 의회가 지난 1일 승인했다. 협정에 따라 베네수엘라 2위 민간 석유 기업인 '노스아메리칸 블루에너지 파트너스'(NABEP)는 베네수엘라의 17개 유전에 대한 100년 임차권을 받게 됐다. 이들 유전의 매장량은 650억 배럴 규모로, 미국 전체 확인 매장량(460억 배럴)을 넘어선다. 미국 정부(국방부 전략자본국)는 NABEP의 지분 35%를 인수하는 동시에 채굴 석유의 20%를 생산 원가로 공급받아 자국 정유 공장에 대량 공급할 수 있게 됐다.

17개 유전 가운데 일부는 중국이 관리하던 유전이었다. 중국은 2000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1000억 달러 이상의 차관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관은 모두 원유 담보 방식이며, 중국의 기업이 원유를 인도받은 후 결제 대금으로 차관이 상환됐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상환 차관은 10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확인 매장량 3030억 배럴로 세계 최대 산유국이며, 이는 세계 전체 매장량의 17%에 해당한다. S&P글로벌 집계로는 지난 8월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수출량 110만 배럴 가운데 절반가량이 미국으로 향했고 나머지는 인도와 카리브해 지역 등으로 수출됐다. 반면 과거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었던 중국은 최근 몇 달간 물량을 전혀 들여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SCMP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추이서우쥔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사실상 장악했다"며 "중국이 차관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의 국영 에너지기업으로 베네수엘라에서 합작사를 만들어 차관 상환용 원유를 생산해온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가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딜런 로 부교수는 이번 합의가 중국에 큰 손실을 안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 부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왔지만 이제는 국제시장에서 협상 가격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동안 미국 제재를 받는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들여온 중국 독립계 정유사, 이른바 '티포트'(teapot)들은 앞으로 마진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베네수엘라 간 협력은 국제법과 양국 법률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내 중국의 합법적 권익이 보호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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