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1382.2원이었다. 전장 같은 시간 기준가 대비 13.6원 올랐다. 환율이 1380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 8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정책금리가 인상된 것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쉽게 둔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소비로 서비스물가가 쉽게 둔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연준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2.75%에서 3.00%로 25bp 인상했다.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선제적으로 물가와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은은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 확산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도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완전히 꺾이지 않은 데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추가 인상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은은 지난 10일 공개한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물가·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해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 연속 인상에 나선 만큼 정책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추가 인상 시점은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중간값은 연 3.25%로, 현재보다 25bp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국 역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미 금리차 축소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의 이번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미국 상단 기준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다시 확대됐다. 한은이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국이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금리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는다. 이는 국내 금리 인상이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국내 수급 여건도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다. 지난 7~8월에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집중적으로 출회하면서 달러 공급이 늘어난 것이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공급 우위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초 1560원대 가까이 상승한 뒤 이달 초 133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강달러가 완화될 경우 환율 하락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11월초 미 중간선거 전까지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은 구간"이라며 "현재 환율을 높이는 요인은 대외적인 강달러 압력이고, 강달러 압력이 완화되고 난 이후에 대내적인 여건을 반영하면 환율 하방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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