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우리나라가 지식서비스 무역에서 64억 달러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서비스 적자 규모가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커졌다. 특히 컴퓨터·모바일 소프트웨어 적자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7일 공개한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64억4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2010년 통계가 공표된 이래 2010년 하반기(70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지식서비스 수지는 크게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통신 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 전문·사업 서비스 등 4개 분야로 구분한다. 정보·통신 서비스(24억200만 달러)와 문화·여가 서비스(7억2000만 달러)는 흑자였지만 지식재산권 사용료(-49억 달러)와 전문·사업 서비스(-46억7000만 달러)에서 적자가 났다. 문화·여가 서비스 수지의 경우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가운데 저작권 수지는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8억5000만 달러 확대된 28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컴퓨터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 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23억1000만 달러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28억4000만 달러 적자로 확대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소프트웨어 사용료 지급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해외에서 반도체 장비를 들여오면 장비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는데, 최근 반도체 설비투자가 늘면서 관련 사용료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멀티미디어 저작권 수지는 정보통신업의 저작권 수출이 줄고 해외 저작권 사용료 지급이 늘면서 4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료 등은 멀티미디어 저작권에 포함된다.
지역별로도 아시아에서는 26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각각 33억2000만 달러, 22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8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정보서비스업(-8억1000만 달러) 등에서 적자가 발생했지만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및 제작업(19억1000만 달러)을 중심으로 흑자를 냈다.
상반기 콘텐츠 산업의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도 21억4000만 달러 흑자였다. 게임산업과 음악산업이 각각 19억7000만 달러, 6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 확대도 지식서비스 무역수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AI 서비스 구독료 등은 지식재산권 사용료 가운데 컴퓨터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 항목에 포함된다.
박 팀장은 "내부적으로 집계한 AI 관련 항목을 보면 카드 사용액을 기준 올해 상반기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증가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AI가 새로운 서비스로 들어온 것을 고려하면 AI가 기여한 부분이 크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도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기보다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 팀장은 "기본적인 적자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K-콘텐츠 등은 상방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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