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가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수주잔고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호실적이 중단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조선업 슈퍼사이클 당시 늘어난 건조능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조선사들이 이번 호황기에 건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비상선 사업을 강화하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일부 고부가 선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엔진기계, 특수선, 해양플랜트를 아우르는 비교적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엔진기계 부문에서는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용 엔진 공급계약 2건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조5800억원이며 기존 엔진 수요가 신조선 발주에 상당 부분 연동돼 있었던 것과 달리 상선 외 시장으로 수요처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또 다른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특히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고부가 해양플랜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FLNG 2기를 수주하며 해양 부문에서 44억 달러를 확보했으며, 전체 수주액 117억 가운데 해양 부문이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관건은 비상선 사업이 향후 상선 하락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특수선은 국방예산과 안보정책에 연동돼 상선 시황과의 비동조성이 높은 반면 해외 수주 불확실성과 선행투자 부담이 있고, 해양플랜트는 프로젝트당 규모는 크지만 설계 변경과 원가 변동 위험이 상존한다.
엔진 역시 최근 데이터센터 발전용 등 상선 외 수요가 일부 발생하고 있지만,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다. 결국 비상선 사업의 외형 확대보다 향후 상선 업황 둔화기에도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사업 다각화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주요 조선사의 매출에서 상선 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성이 좋은 시기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호황기 이후 겪었던 어려움의 교훈을 바탕으로 특수선과 미국 사업, 해양플랜트 기술 개발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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