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물품 정부 승인 없이 반입 시 처벌…헌재 "남북교류협력법 조항 합헌"

  •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재판관 8대 1 의견

  • "대북 교역 종합적·체계적 수행 가능…입법 목적 정당"

  • "남북 관계 민감성·특수성 비춰 해악 초래 가능성 있어"

  • 정계선, 반대 의견…"유해성 유무 상관없이 처벌은 과도"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헌법재판관들이 대리점법 부칙 2조 위헌제청 등의 선고를 위해 지난 4월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헌법재판관들이 대리점법 부칙 2조 위헌제청 등의 선고를 위해 지난 4월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물품을 국내로 반입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해당 조항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17일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과 27조 1항 3호 중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8명 대 1명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2018년 8월 북한에서 구매한 서적 19점을 포함한 물품 146점을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직접 반입하려 한 혐의로 2020년 3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2022년 5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고, 진 대표가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진 대표는 1심이 진행되던 중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과 27조 1항 3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22년 6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진 대표는 "대외무역법의 수입 승인 대상 물품 등이 아닌 물품도 남북한 교역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반입에 승인받도록 하고 있어 다른 외국과의 교역보다 차별 취급해 평등권을 침해하고,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상 평화통일 조항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과 27조 1항 3호는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 형태,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에 따른 승인을 받지 않고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과 27조 1항 3호 중 물품 반입에 관한 부분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심판 대상 조항은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물품을 반입하게 함으로써 대북한 교역이 정책에 따라 일정한 기준 아래 종합적·체계적·안정적으로 수행되도록 하고, 남한과 북한 사이의 물품의 반입 업무를 통일부로 일원화해 국민 편익을 도모하며, 각종 남북 교류 협력이 정책과의 일관성을 유지한 채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그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사람이 미리 계획하지 않은 물품을 취득한 경우더라도 승인 없이 임의로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할 때 이를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남북한 사이의 민감하고 특수한 관계와 국제 관계의 복잡성에 비춰 해악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승인 반입 행위를 형사 제재로써 규율하는 것이 입법 재량을 벗어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평화통일의 사명을 천명한 헌법 전문이나 평화통일 원칙을 규정한 헌법 4조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인정하면서 남북 대결을 지양하고, 자유 왕래를 위한 문호 개방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종전에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대북한 교류를 허용하며, 이를 법률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그 입법 목적은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의 제반 규정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계선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냈다. 정 재판관은 "심판 대상 조항에 따르면 국헌을 문란하게 하거나 국가 안보를 해하거나 보건상 위해가 있는 등 물품 자체의 유해성이 있는지와 상관없이 미승인 반입의 처벌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결국 승인을 받지 않은 점을 문제 삼는 것이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제재를 하면서 형사 처벌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반입하려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 없이 반입하면 처벌하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재는 국제 관계, 그리고 남북 관계의 민감성으로 인해 남북 교류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여건에 비춰 심판 대상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고, 헌법 전문 또는 헌법 4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봐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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