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 집안 내력의 '스포츠 DNA'를 증명한 대표 주자는 남자 농구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이다. 지난 20일 일본과 남자 농구 결승에서 27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한국의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한국이 6경기 전승을 쌓는 동안 전 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 24점 9.7리바운드 2.3스틸로 맹활약했다.
이현중의 어머니는 한국 여자 농구의 전설적인 센터인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다. 성 이사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정상에 섰는데 36년 만에 아들이 같은 종목에서 대를 잇게 됐다.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현중은 취재진과 만나 "어머니가 이루신 것에 비하면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 최대한 따라가 보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어머니에 이어 나도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대표팀 유기상(창원 LG)은 부모와 나란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버지 유영동 NH농협은행 정구팀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남자 복식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5개를 목에 건 '정구의 전설'이다. 정구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 박영아도 같은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포워드 문정현(수원 KT)과 가드 문유현(안양 정관장)은 형제가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나란히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혔던 두 선수는 우승 후 아들들 몰래 경기장을 찾은 부모의 목에 금메달을 하나씩 걸어드렸다. 문정현은 "형제 동반 금메달을 따게 돼 집안의 경사"라며 "뜻깊은 날"이라고 미소 지었다.
다가오는 일정에서도 대를 잇는 도전은 계속된다. 남자 배드민턴 김원호(삼성생명)는 이현중에 이어 '모자 금메달리스트' 대열 합류를 노린다. 어머니는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이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전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포함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메달 7개를 따냈다.
길영아·김원호 모자는 올림픽에서 이미 역사를 썼다. 김원호가 2024년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최초의 '모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직 없다. 김원호는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 남자 복식에 나섰으나 은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는 서승재(삼성생명)와 조를 이뤄 출전했다. 세계랭킹 1위인 만큼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원호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 모자가 나란히 올림픽 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모두 보유하는 진기록이 나온다.
김원호의 주 종목인 배드민턴 남자 복식은 25일 시작해 29일 결승이 열린다.
여서정은 직전 항저우 대회는 세계선수권과 일정이 겹쳐 나서지 못했다.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와 같은 기록을 세우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 기계체조는 23일 단체전 결선, 24~25일 종목별 결선이 이어진다.
남자 스포츠클라이밍 이도현(서울시청)의 아버지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한 이창현 전 감독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곁에서 클라이밍을 익힌 이도현은 지난해 서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 리드 정상에 올랐다. 직전 항저우 대회 콤바인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그는 이번 대회 볼더링과 리드에 모두 나서 첫 금메달을 노린다.
같은 종목 서채현(서울시청)의 아버지는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인 서종국 전 대표팀 감독이다. 부녀는 파리 올림픽에서 감독, 선수 자격으로 함께 무대를 밟기도 했다. 서채현은 항저우 대회에서는 준결승을 2위로 통과하고도 기상 악화로 결승이 취소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시즌 월드클라이밍시리즈 여자 리드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를 수확한 그는 한국 여자 클라이밍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스포츠클라이밍 경기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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