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AI시대에도 한글 가치 이어갈 것…정부 지원 강화"

  • 2030년까지 세종학당 350곳·한국어 교육국가 70여개국으로 확대

  • AI용 한국어 학습자료 확충…한국문학 번역·출판 지원도

한성숙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80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80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는 9일 인공지능(AI)이 한글을 보다 정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재 174종인 한국어 말뭉치를 2030년까지 340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80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사람과 인공지능을 잇는 언어의 가치와 경쟁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한글은 만든 사람과 시기뿐 아니라 창제 원리까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세계 유일의 문자”라며 “정부는 한글의 가치가 첨단 기술 시대에도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AI 학습 등에 활용되는 한국어 말뭉치를 확충해 우리나라의 지식과 문화를 세계에 연결하고 한국어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말뭉치는 언어 연구나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대규모 언어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아 놓은 데이터다.
 
한 총리는 세계적인 한국어 학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기반 확대 계획도 제시했다. 세계 각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을 현재 273곳에서 2030년 350곳 이상으로 늘리고, 정규 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과정을 운영하는 국가도 51개국에서 7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종학당은 2007년 13곳으로 출발해 올해 273곳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세종학당에서 약 24만명, 해외 현지 학교에서는 약 23만명이 한국어를 배웠다.
 
한 총리는 “세계인들은 한국 문화를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어를 배우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며 “세종대왕의 뜻이 세계로 퍼져나가 세계인들이 한글을 통해 지식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더욱 깊이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을 위한 번역 지원도 강화한다. 한 총리는 2년 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언급하며 한국 문학 번역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번역·출판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외래어 순화와 우리말 다듬기도 계속 추진한다. 한 총리는 “국민이 일상에서 더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쓸 수 있도록 외래어를 순화하고 우리말을 다듬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올해가 훈민정음 반포 580돌인 동시에 일제강점기인 1926년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가갸날’을 제정한 지 100년이 되는 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일제가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으려 할 때 우리말을 연구하고 사전을 엮은 것은 그 자체로 독립운동이었다”며 조선어학회 학자들의 사전 편찬과 이윤재·한징 선생의 옥중 순국을 기렸다.
 
이어 광복 이후 배우기 쉬운 한글이 국민의 문해력을 빠르게 높이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뒷받침했다면서 “다가올 100년에는 한글이 더 많은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AI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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