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부국' 베트남, 희토류 심가공 제품 수출 허용 추진...韓 기업 공급망 확장

  • LS에코에너지, 린아스와 원료·금속·자석 공급망 구축... 연 2500톤 생산 계획

  • 日 신에츠·韓 SGI 현지 공장 가동... 베트남산 원료 연계는 별도 과제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에코에너지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에코에너지]


'희토류 부국' 베트남이 희토류 원광 대신 고부가가치 심가공 제품의 해외 반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수출 정책을 바꾸고 있다.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이미 현지에 희토류 정제·자석·금속 생산 설비를 구축하거나 증설에 나선 가운데 베트남산 원료가 이들 생산망과 실제로 연결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7일(현지 시각) 현지 매체 cafeF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자국산 전략·중요 광물 가운데 희토류를 개별 산화물과 금속, 합금, 합금분말, 영구자석 등으로 충분히 가공한 경우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선 초안에서 희토류를 수출 불허 대상에 포함했던 것과 달리 심가공 제품에 한해 해외 판매의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심가공'이란 단순히 땅에서 굴착한 원광석이나 1차적으로 불순물만 제거한 정광 상태를 넘어, 화학적·물리적 고도 가공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 및 공정을 뜻한다.

수출 허용 대상은 원광이나 정광이 아닌 고도 가공품으로 제한된다. 희토류 제품은 총희토류산화물처럼 여러 성분이 섞인 상태가 아니라 각각의 희토류 원소가 개별 산화물로 분리되는 등 정부가 정한 가공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 중간재 역시 기준에 미달하면 수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베트남은 자국 희토류의 가공 기술 확보를 위한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9월 초 호아락 하이테크파크에서 순도 95% 이상의 총희토류산화물 시험생산을 허가했다. 설비 규모는 시간당 원광 100kg이며 최대 100톤의 동파오 광산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생산물은 분석과 시험, 기술 보완 목적으로만 쓰이며 상업 판매 대상은 아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올해 2월 발표한 광물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약 350만톤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중국, 브라질, 호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제5위의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채굴량은 작년 기준 150톤으로 매장량 대비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희토류의 채굴 및 생산 확대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韓·日 기업, 현지 생산 확대


베트남 현지에서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이미 희토류 관련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첨단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해 희토류 대체 공급망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한국은 우선 LS에코에너지가 희토류 산화물을 금속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베트남에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약 285억 원을 투자해 호찌민시 자회사 LSCV에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3월에는 호주 린아스 레어어스와 원료·금속·자석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LS에코에너지는 연간 약 2500톤의 희토류 금속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상에는 방산용 사마륨과 로봇·풍력발전에 사용되는 NdPr 등이 포함된다. 회사 측은 이 물량이 1만톤 이상의 영구자석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사마륨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30일 LSCV 부지에 연 240톤 규모의 사마륨 금속 생산시설을 짓기 위해 116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시험생산은 2026년 12월 시작할 예정이며 린아스가 원료를 공급하면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에서 금속으로 가공한 뒤 LS전선의 자석 생산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아울러 성림첨단산업의 현지 법인 SGI비나는 이미 중부 박쭈라이산업단지에서 자석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사업 등록 자본은 약 2조6810억 동(약 1380억7150만 원) 규모다. 회사는 지난해 3월 연 2000톤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 뒤 생산능력을 5000톤으로 늘리고 2028년에는 연 80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일본의 경우, 신에츠화학의 자회사 신에츠 베트남 마그네틱 머티리얼즈는 하이퐁 딘부산업단지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2026년 환경영향평가 자료상 정제품 생산능력은 연 4590톤이며 희토류 자석 합금분말 공장 2곳의 생산능력은 각각 연 8000톤과 1만2500톤이다.

신에츠는 희토류 자석 블록 생산능력도 기존 연 1만2480톤에서 1만4880톤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는 실제 생산량이 아닌 증설 계획이다. 회사의 2025년 연차보고서에는 베트남 사업장이 네오디뮴 자석 생산 과정에서 정제와 재활용을 함께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희토류 산화물과 자석 합금, 희토류 금속 등 일부 원료는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다만 외국계 기업의 생산설비가 베트남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자국산 희토류가 곧바로 이들 공장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신에츠와 LS의 현지 생산라인에는 현재 수입 원료가 사용되고 있으며 베트남산 광물이 공급망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공급 계약과 적합한 분리·정제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한편 베트남의 새 수출정책은 희토류 원광 반출보다 국내 심가공 산업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한일 기업의 생산 기반이 형성된 만큼 앞으로의 핵심은 베트남산 희토류를 실제 금속과 자석 생산라인까지 연결할 수 있는 가공 기술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 체계를 확보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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