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이심戰심] "길어지는 중동전쟁"…K방산 새 기회 찾나

  • 패트리엇 요격탄 부족 속 천궁Ⅱ 주목 수출 확대 기대감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의 잇따른 피격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이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르면서 방공무기 수요가 다시 한 번 몰리는 양상이다. 장기화된 중동 전쟁이 국내 방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해 공항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구급차가 공항 밖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해 공항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구급차가 공항 밖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는 주요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공격을 받았다. 정체불명의 미사일 등 발사체가 공항 여객터미널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공항 운영이 중단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피해는 사망자 14명, 부상자 300명 이상에 달한다. 배후로 지목되는 후티 반군이 추가 공격 가능성까지 경고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이라크 전쟁 여파가 군사 시설을 넘어 민간시설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지역 각국의 방공무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잇따라 미사일 공격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한국 방공무기 조기 인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23년 11월 한국과 32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천궁Ⅱ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첫 인도 시점은 2028년으로 예상되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조기 인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우디는 지난 4월 국내 방산업체에 인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국가들이 방공망 확충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요격미사일의 공급 부족도 자리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요격탄 소모가 이어지고 안정적인 무기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는 이란과의 전쟁 이전 약 2330발에서 7월 말 759~827발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약 5개월 만에 전체 재고의 65% 가량이 소진된 셈이다.

문제는 패트리엇 요격탄이 생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수요가 몰리면서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이 방공 무기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미국 외 다른 우방국에 방공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주요 지원 요청 대상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중동 국가들은 한국과 총 95억 달러 규모의 천궁Ⅱ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UAE가 2022년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첫발을 뗀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2023년 32억 달러, 이라크가 2024년 약 2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대금 지급에 일부 차질을 겪고 있는 이라크를 제외하면 납품 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 2
천궁-Ⅱ 발사대에서 유도탄이 수직으로 비행하는 모습.[사진=LIG넥스원]
천궁Ⅱ는 최대 사거리 약 40㎞, 요격 고도 약 15㎞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다. 적의 탄도미사일을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히트 투 킬' 방식을 적용하며 미국의 패트리엇과 일부 임무 영역이 겹친다.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과 요격미사일을, 한화시스템이 다기능레이더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대를 담당한다.

국내 방산업계도 중동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6 세계방산전시회'에는 국내 방산기업 39곳이 참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와 KF-21·FA-50에 탑재할 항공무장 공동 개발과 수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역시 같은 전시회에서 천궁Ⅱ와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L-SAM 등을 선보이며 현지 방산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했다.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UAE를 국빈 방문해 방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양국은 공동 개발과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 등을 통해 한국 기업의 150억 달러 규모 방산 물자 수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늘어나는 수요가 실제로 잔고로 쌓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각국의 재정 여건과 예산 집행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 데다 무기 도입을 위한 협상도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과 방산 협의는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전쟁 이후 상황이 계속 변화하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각국도 예산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어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계약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