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개척을 발판으로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이재명 정부의 '남부 해양수도권' 구상이 본궤도에 올랐다. 국내 컨테이너선의 첫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산부·HMM 등 주요 인프라 집적을 통해 부산을 국가 해양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팬스타 아크로호 귀항 환영식에 참석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기 위해 북극항로를 개척하겠다고 했을 때 상당수가 꿈 같은 소리라고 비웃었지만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며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HMM을 포함한 주요 운수사와 해운사를 유치하겠다는 약속도 오늘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스타 아크로호의 시범 운항을 두고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실제 화물 운송으로 확인한 뜻깊은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부산에서 영국까지 화학제품과 자동차, 화장품 등 컨테이너 700개 분량의 수출화물을 운송했다.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기존 항로로는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북극해를 통해 약 20일 만에 주파했다.
이 대통령은 북극항로가 단순히 운송기간을 줄이는 지름길을 넘어 공급망 위기에 대비할 대체 물류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 해역의 긴장을 통해 기존 바닷길이 막히면 대한민국 경제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체험하고 있다"며 "북극항로는 위기 때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바닷길이자 선택지, 생명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세 가지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주요 협력국과 충분히 소통해 국제사회의 신뢰 속에서 항로 개척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어 시범운항을 확대해 운항비용과 안전성, 경험을 축적하고 해운기업과 화주·물류기업의 참여를 위한 정보·금융·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HMM의 부산 이전도 정부의 해양산업 인프라 집적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HMM 본사에서 열린 제막식에 참석했다. HMM은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본사 소재지를 부산으로 옮긴 뒤 지난 12일부터 부산 임시 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에 이어 HMM까지 둥지를 옮기면서 주요 해운·물류기업의 추가 이전을 유도할 기반도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부산을 북극항로의 핵심 허브로 키우는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부산항 인프라 확충과 가덕신공항 건설, 철도 물류망 정비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과 동남권이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해양수도로 거듭나고 글로벌 물류의 핵심 관문으로 뻗어나가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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