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리밸런싱 유예' 두고 정면충돌한 국민연금 국감…"관치 연금" vs "시장 안정"

  • 국민의힘 "대통령 발언 후 원칙 깬 증시 부양…기금위 회의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 민주당 "기계적 매도시 증시 폭락 우려…회의록 비공개는 시장 보호 위한 적법 절차"

  • 김성주 이사장 "정치적 외압 없었다"…상임이사 선임·고액 체납 등 질타도 잇따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공단이 단행한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배분 비율 조정) 유예' 조치를 두고 국회 국정감사장이 여야 간 뜨거운 공방의 장으로 변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관치 연금' 의혹을 제기하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공개를 강하게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연금공단은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전문가들의 합리적 결정이었다며 맞섰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이기홍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오전 국감의 쟁점은 올해 1월과 5월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하고 기계적인 주식 매도를 유예한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정치적 개입 여부였다.
 
국민의힘은 리밸런싱 유예가 주식 시장을 부양하려는 현 정부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파상공세를 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낮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자, 기금위가 화답하듯 투자 지침을 변경했다"며 "리밸런싱 유예로 외국인들이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주었고, 정작 개미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의원도 "기금운용위원회에 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측 차관이 대거 포함돼 있어 정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간사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핵심 증인 채택이 무산된 만큼, 2030년에야 공개하기로 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을 즉각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만희 복지위원장 역시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유예했을 때와 예정대로 진행했을 때의 수익률을 비교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위원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리밸런싱 유예가 국민의 노후 자금과 국내 증시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금융적 판단이었다고 방어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기존 규칙대로라면 매일 80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던져야 해 코스피 거래 대금의 10%가 폭락하는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안건의 회의록을 4년 후 공개하도록 한 것은 2013년 제정된 법에 따른 합법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주식을 추가 매수한 것이 아니라, 기존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에 따른 기계적 매도를 막아 증시 불안정을 최소화한 것"이라며 "대규모 물량을 던졌다면 국민연금의 잔여 보유 주식 가치마저 동반 하락해 스스로 손해를 끼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 또한 "사후적인 결과만 놓고 당시의 여러 가지 판단과 경과를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이사장은 외압 의혹에 대해 뚜렷하게 선을 그었다. 김 이사장은 "당시 국내외 증권사 보고서 등에서 한국 증시 상황을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에 여야 성향을 막론하고 기금위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오후 이어진 질의에서는 국민연금의 내부 경영과 대국민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상임이사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의원은 "최근 임명된 연금이사와 복지이사 등 상임이사 10명 중 8명이 개별 경력에 대한 정량 평가 없이 모호한 종합 평가만으로 선임됐다"며 "특히 18년 동안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동일한 심사 평가표를 사용해 직위별 특화된 전문성을 전혀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쳤으나, 고위직 인사에 보완할 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징수 관리와 고객 서비스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제차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고소득 전문직 등 특별관리대상 체납자가 26만 명, 체납액이 1조 원에 달하는데 징수율은 20%에 불과하다"며 강제 징수 강화와 효율성 제고를 촉구했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 '1355 고객센터'의 열악한 서비스 실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콜센터 응대율이 81%까지 떨어졌고 직접 전화를 해보니 10분이나 대기해야 했으며 상담도 불친절했다"며 "심지어 기관 평가에서 응대율 성과 지표가 슬그머니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김 이사장은 "통화량 폭증에 비해 상담 인력이 49명이나 부족해 겪는 문제"라며 "인력 보강과 처우 개선, AI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응대율과 친절도를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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