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려 죽을 고비 넘긴 바다거북 '럭키'…7년 만에 바다로

  • 2019년 제주 성산읍 해안서 구조

  • 7차례 수술·재활 끝에 광치기 해변서 방류

홍원희 수의사가 대수조 방류 훈련 중인 럭키를 살피고 있다 사진아쿠아플라넷
수의사가 대수조 방류 훈련 중인 럭키를 살피고 있다. [사진=아쿠아플라넷]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을 당시 어깨뼈가 드러나고 식도까지 손상됐던 붉은바다거북이 7년 만에 바다로 돌아갔다. 그동안 받은 수술만 일곱 차례다. 오랜 치료와 재활을 마친 거북은 자신이 구조됐던 제주 해안 인근에서 다시 바다로 향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15일 오전 11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붉은바다거북 '럭키'를 방류했다고 밝혔다. 2019년 8월 구조된 뒤 약 7년 2개월 만이다.

럭키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19년 8월 27일이다. 당시 성산읍 해안가에서 그물에 엉킨 채 발견됐으며, 왼쪽 상완골(위팔뼈)이 외부로 드러나고 오른쪽 어깨 근육과 식도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해양경찰의 요청을 받고 출동한 아쿠아플라넷 제주 구조팀이 럭키를 구조해 치료에 들어갔다.

'럭키'라는 이름은 구조 당시 위중한 상태에서 살아남은 데서 붙여졌다. 구조 이후에도 치료는 계속됐다. 혈관 파열로 응급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손상된 식도를 봉합하고 어깨 부위의 괴사조직과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상처가 아물었다가 다시 악화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치료 기간도 길어졌다. 치료진은 정기적인 소독과 함께 상처 회복을 돕는 음압치료, 엑소좀 냉각치료 등을 병행했다. 럭키는 모두 일곱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 2월 마지막 수술을 마쳤다.

수술 이후에는 야생 적응 훈련이 이어졌다. 장기간 보호시설에서 생활한 럭키가 사람에게 익숙해진 행동을 줄이고 자연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먹이 공급 신호에 대한 반응을 줄이는 훈련을 진행했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 헤엄치거나 잠수하는 능력, 주변 생물과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도 관찰했다.

치료와 적응 훈련을 마친 뒤 지난 9월 29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방류 결정이 내려졌다. 방류 장소는 럭키가 처음 구조됐던 성산읍 해안가 인근 광치기 해변으로 정해졌다.

이날 럭키는 사람의 손에 들려 바닷물에 들어가는 대신 모래사장을 지나 스스로 바다로 이동하도록 유도됐다. 방류 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줄여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붉은바다거북은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에도 등재돼 국제 상업거래가 엄격히 제한된다. 국내에서 자연 번식이 확인된 바다거북이기도 하다.

아쿠아플라넷은 제주와 여수, 일산, 광교 등 4개 시설에서 해양동물 구조·치료와 서식지 외 보전 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부터 바다거북과 돌고래 등 11종, 약 50개체의 해양생물을 구조했으며 여수에서는 인공번식한 바다거북 약 300마리를 지난 10년간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