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측은 안보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 국방부는 기존 평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여건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여건이 변했고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언급하며 안보 상황 변화가 전작권 전환 조건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해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2015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평가를 진행해 온 만큼 기준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COTP에 따르면 한미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할 미래연합사의 임무수행능력을 기본운용능력(IOC), 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평가한다. 한미는 2022년 FOC 평가를 마쳤으며, 한국 정부는 올해 한미공동 검증을 완료한 뒤 양국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양국 정상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다만 FOC 검증에 필요한 조건의 충족 여부를 두고 양국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정된 능력 관련 공동평가는 마쳤지만, 결과에 대한 이견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 조건에는 무기체계 전력화 수준 등 정량적 요소와 임무수행능력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포함된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조건이 수치로는 만족되지만, 그것이 만족인지 보는 관점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정성적 요소를 둘러싼 판단이 쉽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향후 한미 국방장관이나 정상 간 협의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달 말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에는 강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경우에도 논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전작권 전환은 주한미군사령관과 한국 합참의장 간 상설군사위원회(PMC), 양국 합참의장의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 국방장관 간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을 거쳐 논의된다. 최종 결정은 양국 군 통수권자가 내린다.
강 장관은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잘 이야기해 가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장은 주한미군사령관과의 협의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치적 결정으로 전작권을 전환할 경우 주한미군사령부와의 갈등이나 안보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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