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들이 상품 기획과 물량 결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있다. 상품 정보 입력과 주문서 작성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일부 브랜드에서는 다음 시즌 구매 물량에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신상품의 색상·소재·패턴을 과거 유사상품의 판매 실적과 연결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일부 수입 브랜드의 내년 봄·여름(2027 S/S) 상품 구매 수량을 정하는 데 AI 수요예측 결과를 적용하고 있다. 제품 이미지에서 스타일을 자동 분류하고 시즌 전 판매 수요를 예측한다. 시즌 중 상품·재고 배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해외 유통 담당자가 상품 안내서를 보고 상품번호와 색상코드를 주문서에 직접 입력하던 기업 간 거래(B2B) 주문 시스템도 온라인 상품 화보 이미지를 선택하면 주문 정보가 자동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색상과 사이즈, 발주 마감일을 확인하고 주문 정보의 누락과 오류도 점검할 수 있다.
세정그룹은 상품 정보 분류를 자동화했다. 내부 직원이 개발한 'AI 기반 상품 의사결정 시스템'은 사진에서 색상과 소재, 패턴 등을 추출해 데이터로 변환한다. 회사에 따르면 첫 단계인 '상품 속성 자동 추출' 기능을 도입한 뒤 해당 수기 작업이 약 90% 이상 감소했다.
세정그룹은 상품 속성과 이미지 유사도를 분석해 과거 유사상품의 판매 실적·구매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판매량 예측 모델을 포함한 총 3단계 시스템으로, 적정 생산량을 예측해 재고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판매율과 재고 현황, 소비자 수요, 시장 흐름 등을 분석하는 데 AI를 활용한다. 날씨와 기온 등 외부 데이터를 연계한 제품별 수요, 생산량 예측도 추진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경우 시즌을 앞서가면서 상품과 물량을 예측해야 하는데 초도 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재고 부담이 떠안거나 품절로 판매 기회를 놓치는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AI를 통해 예측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현재는 AI에 전적으로 의지해 생산·구매 물량을 결정하는 상태는 아니다. 원단, 부자재 확보, 납기 등 공급 조건을 담당자가 함께 검토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요를 예측해 악성 재고를 줄이는 것이 AI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라며 "데이터 축적 초기 단계지만 반복 업무를 줄이고 담당자의 판단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활용이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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