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948년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직후 재판 없이 총살된 박찬길 검사의 유족에게 국가가 6억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3일 법무부는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지난달 29일 선고한 국가배상 판결에 항소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 검사와 가족들의 위자료로 국가가 유족에게 총 6억9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검사는 1947년 11월 7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차석검사로 임관했다. 무고한 민간인을 확인사살한 경찰관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는 등 경찰의 위법행위를 사법적으로 통제하는 직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여순사건 직후인 1948년 10월 23일 순천 경찰은 박 검사가 인민재판장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재판 없이 총살했다. 같은 무렵 박 검사의 부친 박인서씨도 경찰에 연행돼 고문 끝에 숨졌다.
법원은 박 검사의 인민재판장 활동 혐의가 근거 없다는 국가기관의 조사와 국회의 공식 확인이 있었는데도 국가의 사과나 배상 등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족이 오랜 기간 고통받은 점을 고려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여순사건 제78주기를 맞아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오랜 시간 고통받아 온 유족들의 아픔이 신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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