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블루쓰나미 후폭풍…시장이 주목하는 4가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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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성형AI]

미국 중간선거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새로운 변수를 던졌다. 데이터센터 인허가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빅테크의 설비투자 차질 가능성으로 번졌고, 과열됐던 AI 관련 주식에서는 자금 이탈이 본격화했다. 정책 불확실성과 투자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까지 급락한 가운데, 시장은 '블루쓰나미'가 AI 산업의 성장 경로와 반도체 수요에 남길 충격을 가늠하고 있다.
① AIDC 규제 현실화할까…핵심 거점 주지사 교체에 투자 지연 우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첫째 변수는 AI 데이터센터(AIDC) 인허가 규제다. 민주당의 승리 지역이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주요 데이터센터 입지의 정책 결정권자까지 달라졌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의회 권력 교체에 그치지 않고 주요 데이터센터 입지의 정책 결정권자까지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텍사스는 2028년 미국 데이터센터 신규 증설 예정 용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기존 공화당 주지사도 전력망 접속 심사와 환경 인허가를 중단한 가운데, 새 민주당 주지사 당선자는 가계 전기요금과 용수 보호를 위한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지아와 오하이오에서도 주지사가 교체되면서 주요 데이터센터 거점의 규제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주지사 교체가 곧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원은 "예상보다 광범위한 민주당 승리는 투자 집행 위험의 재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겠으나 전체 AI 투자의 취소를 전제로 한 투매까지 정당화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기존 허가를 확보한 사업과 신규 승인이 필요한 사업의 영향이 다르고, 장기적인 규제를 위한 입법에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예정된 데이터센터 상당수는 이미 착공된 상태다.
② AI 랠리 정점 찍었나…헤지펀드 포지션 청산에 수급 불안

둘째 변수는 AI 랠리를 이끌었던 헤지펀드의 포지션 축소다. AI 관련주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시장의 매도 압력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고객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주식 종목선택형 헤지펀드들의 적극적인 포지션 축소 규모가 10여 년 만에 최대 수준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펀드는 지난 6월 이후 주식시장에 대한 위험 노출을 약 9%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가 고객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도 기술·미디어·통신(TMT)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5일 하루에만 4%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펀드들은 올여름 AI 관련주 매도세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연초 대비 최대 24%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최근 급락으로 올해 누적 수익을 사실상 모두 반납했다고 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골드만삭스가 지적한 헤지펀드들의 AI 관련주 집중 노출과 손실, 레버리지 축소 압력에 옵션 매도까지 겹치며 낙폭이 증폭됐다는 평가"라며 "결국 향후 시장의 핵심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가 진정되는지, 실제 AI 투자 집행이 얼마나 지연되는지, 그리고 과도하게 반영된 우려가 해소되는지에 있다"고 봤다.
③ AI 투자 둔화 현실화할까…반도체 수요·실적 시험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을 장기 AI 수요의 소멸이 아닌 사이클 방향성의 변화 및 투자 속도 조절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와 지자체 차원의 건설 중단 우려가 부각됐지만 빅테크의 중장기 설비투자 증가 기조 자체는 유지되고 있어 전면적인 사업 중단보다는 일정 지연 및 비용 증가 형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특히 코스피 급락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PBR이 1배 수준에 근접·하회함에 따라 밸류에이션 측면의 하방 지지력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색이 바뀌어 가는 구간에서 반도체는 투자 속도와 마진 되돌림 우려가 부담이지만 AI 사이클의 방향성 변화가 장기 수요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추가 하락으로 국내 반도체 선행 PBR이 1배 수준에 근접할 경우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구간이므로 장기적 관점의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AI 투자 과열이 유발했던 비용 부담 완화가 확인된다면 시장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④ 증시 변동성 언제 잦아드나…외국인 수급·레버리지 청산 주목

다만 블루쓰나미에 따른 단기 수급 불안과 시장 변동성은 진정되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의회 구조 변화와 함께 외국인의 하방 헤지 포지션 구축, 알고리즘 매매(CTA)발 투매,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위험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상황이다. 당분간 부실 자산 및 고비용 프로젝트의 신용 리스크 관리와 함께 미국 고용 지표 등 핵심 경제지표 발표 경과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 속도 조절 자체가 시장 회복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AI 투자 과열이 유발했던 칩플레이션과 전력·건설 인프라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경우, 기업들의 비용 절감은 물론 통화당국의 추가 긴축 경계감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속도 조절은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설비 투자 부담 완화로 오히려 FCF(잉여현금흐름)가 개선되는 흐름으로 이어져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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