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올해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실적이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주택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내년에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10대 건설사들이 올 들어 전국에 분양한 아파트는 모두 4만4528가구로 이들 업체가 연초 계획한 9만3822가구의 47%에 불과하다. 계획한 물량의 절반도 내놓지 못한 셈이다.
이들 10개사는 연말까지 2만3894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지만 최근 위축된 분양시장을 감안하면 실제 공급 여부는 불투명하다.
문제는 주택 공급 축소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이미 상당수 건설사들은 택지 매입을 중단한 상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공급된 공공택지는 6.3㎢로 지난해 1년 동안 공급된 물량(65.2㎢)의 10%에도 못 미친다. 택지분양 이후 주택을 지어 입주하는 데까지 2∼3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아파트 공급 물량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오는 2018년까지 10년간 수도권 300만가구 등 전국에 모두 50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9ㆍ19대책'에서 향후 10년간 매년 수도권 30만가구 등 전국에 5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09년 건설ㆍ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주택공급 물량이 30만가구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올 연말까지는 35만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추정했다. 건산연의 전망과 추정대로라면 올해와 내년까지 2년 연속 주택 공급 물량이 줄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주택건설실적(인허가 기준)은 55만6000가구로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8만8000가구가 공급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사태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외면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며 "건설업체들이 올해 세운 주택 공급 목표도 상당 부분 축소된 것이지만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는 한 내년에도 주택사업에 대한 투자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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