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일시적 900선 하회 가능성

내년 상반기 저점 찍고 상승 전환

주식시장이 연일 쏟아지는 악재로 8거래일 연속 추락하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8.13포인트(6.70%) 내린 948.69를 기록하며 1000선이 무너졌다.

미국증시 급락과 원ㆍ달러환율 급등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950선마저 힘없이 내주고 말았다.

◆꼬리 무는 악재=금융위기가 빠른 속도로 실물위기로 번지면서 금융과 실물이 얽혀 만들어진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5년반 만에 8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원ㆍ달러환율은 50.50원 급등한 1497.00원으로 마감해 10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은 투자은행 부실이 신용카드와 제조업체로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유럽과 일본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가뜩이나 건설ㆍ금융 부실우려가 높은 가운데 국내 20위권 안에 드는 중견 해운사 하나가 사실상 파산했다는 소식으로 선박금융을 지원한 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 부동산 경기 부진과 씨티그룹 부실자산 인수 같은 악재가 아시아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내적으로 금리ㆍ환율 불안정성이 높다는 점도 심리적인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900선 밑돌 가능성=대내외 악재가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국내 증시가 모두 지지선을 하향 이탈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코스피가 전저점인 900선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먼저 미국시장이 어디서 하락을 멈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은 자동차 빅3 운명이 어두운 상황에서 7000억달러 구제금융을 어디에 쓸 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도 전저점 부근인 9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증시가 더 떨어지더라도 악재 해소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저가매수보다 관망전략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저가매수가 가능한 구간이지만 악재 해소에 시간이 필요하다. 추가하락 위험이 여전한 만큼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 본격반등=내년 증시는 상반기 바닥을 확인한 뒤 하반기 들어서야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로 본 글로벌 경기 저점은 내년 3분기 전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도 수출과 내수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주요기업 이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500대 대표기업 영업이익은 경기침체와 기저효과로 내년 1분기 -10.6%와 2분기 -19.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전망치에는 낙관적인 시각이 반영돼 이익전망 하향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이익이 10% 하향 조정되면 내년 전체 이익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임 팀장은 "기술적 측면에서 내년 코스피 저점은 850선이 될 것이다. 경기부양대책과 부동산경기 활성화 노력이 가시화되면 내년 상반기 국내 경기가 저점에 도달하고 하반기 이후 1400선까지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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