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시장 주도권을 잡아라"

  • 이통업계-컴퓨터업계 경쟁 치열

   
 
사진: HP의 미니 1000 넷북

노트북보다 작으면서 스마트폰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넷북'이 올해 정보기술(IT)시장 최대 기대주로 각광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6일 보도했다.

델과 휴렛팩커드(HP), 에이서(Acer), 아수스 등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신모델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가 하면 삼성과 LG, 노키아 등 휴대폰업체들도 넷북을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개발해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넷북 제조업체들 사이의 경쟁구도는 판매·유통부문에도 그대로 적용돼 컴퓨터 소매업체와 이동통신업체가 넷북 공급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시장에서 넷북만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탓에 양 업계가 사활을 걸고 넷북 판매권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IT업계 전문 리서치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넷북 판매량은 지난해 1170만대에서 올해 2100만대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노트북 판매량은 전년대비 9% 감소해 올해 1억5600만대가 판매됐고 데스크탑은 같은 기간 1억100만대가 팔려 판매량이 32% 줄었다.

때문에 넷북 공급을 어느 업체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보다 강력한 글로벌 유통체인을 유지하는 업체가 선두 자리를 꿰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만약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동통신업체가 넷북 판매를 주도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전세계 유통망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컴퓨터 소매업체가 넷북 공급을 이끌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대는 높아 지겠지만 추가적인 이동통신요금이 청구되지 않는 데다 제품의 선택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컴퓨터 제조업체보다는 이동통신업체가 넷북판매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휴대폰 보급률이 컴퓨터 보급률보다 월등히 높아 이미 구축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0억명이 휴대폰을 사용할 만큼 이동통신업체는 막대한 유통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개인용 컴퓨터(PC) 사용자는 10억명에 불과하다.

이동통신업계가 지급하는 보조금도 넷북시장 선점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경우 이동통신업체인 카폰웨어하우스는 정보이용료 2년 약정을 조건으로 삼성, Acer, 아수스, 후지쯔, 소니가 생산하는 넷북을 공짜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미국 대표 통신기업인 AT&T 역시 약정 조건 하에 델과 Acer의 넷북을 할인가로 공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에 지급하던 기존의 보조금을 넷북으로 전환해 넷북 가격을 대폭 낮추는 새로운 판매전략도 최근 등장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가 주도하는 넷북 유통시장의 한계도 없지 않다. 신문은 넷북시장을 이동통신업계가 이끌게 될 경우 지금의 휴대폰시장처럼 넷북의 성능과 디자인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의 제품 선택폭이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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