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달에만 10% 가까이 올랐다.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숨고르기 이후 저항선인 16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만 오른 게 아니라 기업실적도 같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3분기 주식시장에 대해 과열에 따른 반락을 염두에 두면서도 일시적인 조정 이후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업실적 개선과 맞물려 증시수급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8포인트(0.12%) 오른 1526.03을 기록하며 11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열흘째 4조7945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고객예탁금도 전날까지 7일 연속 늘어나며 14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3분기 예상지수 평균 1600포인트=이날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 굿모닝신한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는 3분기 코스피 상단을 1570~1700, 평균 1600선으로 전망했다.
이런 낙관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핵심 블루칩이 상ㆍ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도 실적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3분기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분기 영업이익 1조6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내년 전망은 더욱 밝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순이익 10조9000억원으로 기존 최고치인 2004년 10조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유동성 팽창으로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날까지 무려 16조7803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2005년부터 작년까지 4년 동안 70조원 넘게 순매도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변화다.
3분기 예상지수를 가장 높은 1700선으로 제시한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모든 경제 주체로 확산되고 있다"며 "고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9월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연말까진 경기부양으로 불어난 유동성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다"며 "하반기엔 ITㆍ자동차ㆍ소비재를 비롯한 경기 민감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숨고르기 차원 조정압력은 고조=단기 급등으로 증시가 숨고르기 차원에서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수가 오를수록 펀드 원금을 회복하면서 환매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더 오르려면 순환매 차원에서 새로운 주도주가 나와야 한다"며 "ITㆍ자동차는 많이 올랐고 저평가된 소재주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박 센터장은 "8월 증시는 이달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달만 보면 1370~1570선을 박스권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급등을 이끈 실적 모멘텀이 점점 약화되는 점도 부담스럽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실적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3분기는 개선폭이 줄어들 수 있다"며 "내달 증시에선 높아진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진영ㆍ김용훈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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