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 5일 열려
-정몽구 회장 환경경영 철학 반영해 친환경 건설
-2011년 2고로 가동시 80억 달러 상당 수입 대체
-故 정주영 명예회장 30년 숙원사업 마침내 이뤄
백호(白虎)의 해인 경인년(庚寅年) 벽두에 현대제철이 당진 일관제철소 1고로에 첫 불을 댕기는 화입(火入)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2006년 10월 27일 첫 삽을 뜬 이후 3년여 만에 시운전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5일 당진 일관제철소 고로공장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고로 엔지니어링을 주관한 마크 솔비(Marc SOLVI) 폴 워스(Paul Wurth)社 사장 등 내외빈과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 행사를 갖고 성공적인 고로의 가동을 대내외에 알렸다.
![]() |
||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제 1고로 현장 모습/현대제철 제공 |
화입식은 철광석과 코크스가 장입되어 있는 고로의 하단부에 처음으로 불씨를 넣는 행사로 일관제철소의 심장인 고로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지상 110m 높이의 고로가 생명을 얻어 끊임없이 붉은 쇳물을 토해내는 용광로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시험생산을 거쳐 이르면 3월말께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2006년 10월 27일 기공식 이후 전 임직원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사명감으로 땀과 열정을 바쳐 일관제철소 건설에 매진해 왔다”며 “그 결과 당초 계획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으며 3년여 만에 제1고로 화입식을 거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제철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일관제철소 건설에 5조 84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약 17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과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향후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제철소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마크 솔비 사장은 “오늘 가동되는 현대제철의 제1고로는 폴워스가 공급한 고로 중 가장 큰 모델로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해 제작한 설비”라며 “현대제철이 세계 제일의 철강업체로 도약하는데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 환경경영 철학‥친환경 고로 건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선철(銑鐵, Pig Iron)을 만드는 제선(製銑)공정의 핵심설비다. 소결공장과 코크스공장에서 제조한 소결광과 코크스를 원료로 사용한다.
여기서 나온 쇳물은 다음 공정인 제강(製鋼)공장으로 보내져 불순물을 제거하고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강철(鋼鐵, Steel)로 만들어진다. 이후 연속주조(連續鑄造)공장에서 슬래브(Slab)로 만들어진 뒤 열연공장과 후판공장으로 보내져 최종 제품인 자동차용 열연강판과 조선용 후판으로 탄생된다.
![]() |
||
지난해 12월 24일 당진 일관제철소 현장을 최종 점검하는 정몽구 회장/현대기아차 제공 |
당진제철소의 1고로는 내용적 5250㎥, 최대 직경 17m, 높이 110m의 대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이 도입된 최신 설비다. 조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기존 고로보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 최대 용적으로 설계됐으며, 정몽구 회장의 환경경영 철학을 반영해 최신 친환경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녹색제철소다. 기존 일관제철소와 달리 고로에 장입되는 제철원료를 하역·이송·보관하는 시스템은 물론 제철원료 저장고도 밀폐형이어서 비산먼지가 없다.
정몽구 회장은 착공 당시부터 친환경 제철소 건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기공식 기념사에서 “당진 일관제철소는 최신 환경기술과 설비를 도입해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이 부지 조성공사에 돌입한 이후 2007년 7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 착공식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이유다.
특히 일관제철소 건설경험이 전무함에도 고로 가동까지 당초 계획했던 공사일정대로 진행된 것은 정몽구 회장이 일주일에 2~3차례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각종 설비가 본격 설치되던 지난해 말께는 주말에도 현장을 찾았다.
한편 연세대 도시교통과학연구소 분석결과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고용유발 효과는 건설 9만3000명, 운영에 7만8000명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8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가 가동되면 총 1조7000억원의 중소기업 매출 창출효과도 예상된다.
또 2고로가 내년 가동하면 모두 800만t의 고급 철강재가 국내에 공급돼 80억 달러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하고 관련 수요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철강업계는 쇳물을 생산하는 상공정 설비 부족으로 연간 2000만t이 넘는 소재용 철강재를 일본과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해 왔다.
2008년에는 국내 조강생산량(5526만t)의 52.3%에 달하는 2894만t의 철강재를 수입했다. 대일무역적자 327억 달러 중 78억 달러가 철강부문에서 발생했을 정도였다.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국내 전 철강재 명목소비의 24%에 달할 정도로 무역 불균형이 심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 일관제철소 고로의 본격 가동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한국 경제에 희망의 불꽃으로 계속 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진제철소는 故 정주영 명예회장부터 현대그룹 오너 일가가 30여년간 공을 들인 숙원사업이다. 이번 1고로 가동으로 현대가의 일관제철사업에 대한 오랜 염원이 현실이 된 셈이다.
이번에 1고로 화입식이 열린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는 충남 당진군 송산면 소재 740만㎡(224만평) 부지에 연산 800만t(열연강판 650만t, 조선용 후판 150만t) 조강생산능력의 고로 2기를 세우는 국책사업 규모의 대단위 건설공사다. 제철소 전체 완공 시점은 2011년 1월로 예정되어 있다.
아주경제= 당진/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