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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거래소 '변화'를 재차 강조하던 김봉수 이사장이 내부 임원진 교체를 시작으로 대규모 '판갈이'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
지난 4일 신년 취임사에서 김 이사장은 '개혁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10% 인력 감축 및 직원 임금 50% 이상 삭감, 5개부서 15개 팀 감축 할 계획을 밝히는 등 거래소의 급진적인 변화를 고민해왔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 18명 중 9명의 사표가 이날 수리됐다.
임원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14일부터 사표 수리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하루가 걸렸다.
김 이사장은 이미 각 본부장으로부터 신년 보고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인사에 대한 윤곽을 잡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업계에는 임원들의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의례적인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이사장은 이번 기회를 거래소 내부 개혁 추진을 위한 카드로 사용한 것.
이번에 사직서가 수리된 임원은 이광수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전영주 파생상품시장 본부장, 김재일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보, 신은철 시장감시위원회 본부장보, 김정수 시장감시위원회 본부장보, 차왕조 경영지원본부장보, 김정우 경영지원본부 전문위원, 홍성희 해외사업단장 등이다.
이들 빈자리는 이달 안으로는 채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등 복잡한 절차가 사라지고 인사 철차가 단순화됐다"며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달 안에 후임인사 및 조직개편 추진이 속도를 내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들 인사를 시작으로 총 750여명 중 10%인 나머지 70~80여명의 직원들의 거처도 빠르면 이달 내 결정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직원 감축 비율이 기존보다 10% 더 늘어난 20%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에 따른 구설수가 많았던 만큼 임원진 모두를 전원 교체할 가능성에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출된 민(民) 출신 이사장인 만큼 거래소 내부 개혁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단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김 이사장은 키움증권 재직시절부터 깐깐한 성격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1999년 점포 하나 없이 시작된 키움증권이 온라인 주식매매 부문 업계 1위로 올라선 데는 그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 이사장에 대해 "매일 주식·채권 그래프로 사무실 도배할 만큼 깐깐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성격"이라고 회고했다.
증권업계 33년 경력의 베테랑인 김 이사장의 날카로운 행보로 거래소가 '낙하산 인사', '방만 경영'의 굴레를 벗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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