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수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하락, 수출이 예상외로 호조를 보이면서 중량 기준 물동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물동량 증가율 이상으로 환율이 올라 달러로 표시한 수출액은 감소했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물동량은 중량 기준 1억9천531만5천269t으로 2008년 1억9천398만5천583t보다 0.7% 증가했다.
달러 표시 수출액은 3천637억7천만달러로 전년(4천220억700만달러)보다 13.8% 감소했다.
중량이 수출품의 종류와 품질, 가격까지 감안한 지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이 중량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더 많이 수출됐다는 것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세계 교역량이 1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우리나라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인 교역량 축소에도 수출 물동량이 소폭 증가세를 보인 것은 한국의 수출시장이 개발도상국으로도 다변화돼 있어 선진국의 경기침체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수출 중량은 중동(-5.1%), 유럽(-1.7%), 북미(-14.4%) 등에서 감소했지만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을 덜 받은 아시아의 경우 1억3천110만1천93t으로 전년보다 686만1천522t(5.5%) 증가, 다른 지역에서의 감소세를 만회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10대 수출 품목을 보더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편중 현상이 덜하다"며 "이 역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다른 나라보다 타격을 적게 받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보통 수출 물동량이 늘면 수출액도 증가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지난해의 경우 특이한 현상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전년 대비 중량 기준 수출 물동량이 6.1% 감소한 2001년의 경우 수출액이 12.7% 감소했고, 이후에는 물동량과 수출액은 동반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히 정(正)의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물동량이 증가했음에도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간 평균환율은 2008년 1,102.6원에서 2009년 1,276.4원으로 15.8% 올랐다. 수출량과 원화 가격이 전년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환율 변동 요인으로 인해 달러 표시 수출액이 15.8% 떨어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환율 상승은 달러 표시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을 내려 수출을 늘렸지만 물동량 증가율 이상으로 환율이 상승, 달러 표시 수출액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수입 물동량은 중량 기준으로 4억9천344만6천645t으로 7.4% 감소했고, 달러 표시 수입액도 3천227억8천700만달러로 25.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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