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2-15 16: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모토로이가 출시돼서 구입하려고 나왔는데 삼성과 LG전자에서도 안드로이드폰이 조만간 나온다고 해서 다음에 사려고 합니다.”

지난 주말 용산전자상가 휴대폰 매장에 나온 한 소비자의 말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그야말로 안드로이드폰 전쟁이 한창이다. 안드로이드폰 시장 선점을 위해 이동통신사, 제조사들이 예정보다 출시시기를 앞당기는 등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아이폰의 대항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를 서둘러 도입했다.

모토로이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점을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의 국내 출시 시기를 당초 4월 초에서 이달 말로 돌연 앞당기면서 모토로이의 흥행몰이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LG전자까지 예상보다 일찍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LG전자는 자사의 첫 안드로이드폰을 삼성전자보다 먼저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LG전자는 이르면 4월 께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 출시 계획을 발표하자 급하게 일정을 앞당겼다.

출시시기를 놓고 이 같이 업체들 간 눈치 싸움이 벌어지는 이유는 안드로이드폰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그 동안 안드로이드폰 구매를 기다렸던 대기 수요가 먼저 출시된 신제품으로 몰리기 전에 제조사들이 앞다퉈 자사의 안드로이드폰 출시계획을 밝히면서 이들을 묶어두려는 속셈인 것.

소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찍 구매를 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이폰발 스마트폰 전쟁이 촉발됐을 때 이보다 먼저 출시된 T옴니아2를 구입한 사용자들은 큰 손해를 봐야했다.

80만~90만원에 육박하는 단말기 가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개통했지만 아이폰이 출시되자 SK텔레콤은 보조금 혜택을 크게 늘리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해 나중에 구입한 사용자들이 더 큰 이득을 봤다.

누가 먼저 출시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내놓기에 급급해 미처 준비를 마치지 못한 제품을 서둘러 출시해 이용자들의 불편을 산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