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MP3 등 신규사업도 제자리걸음
최근 수년간 신규사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LG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신규사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LG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8일 자체생산한 안마의자를 선보이며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헬스케어 사업은 태양전지·에너지솔루션과 함께 LG전자의 대표적인 미래산업이다.
지난 2007년 50여 명으로 이루어진 신사업 개발팀을 구성해 2년 동안 이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 관련 인력도 4000명을 투입했다.
하지만 3대 미래사업인 헬스케어 부문에서 나온 성과물은 글로벌 전자기업인 LG의 위상과는 격이 맞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이 분야에서 LG전자는 정수기·이온수기·안마의자 등을 내놨다. 이들 산업은 국내에서 주로 중소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해외 업체와 손잡고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한 정수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 위주의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오면 결국 작은 기업들은 고사할 위기에 처한다”며 “해외에 큰 시장을 마다하고 굳이 외국기업과 손잡고 국내 작은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한국전자산업을 육성하는 역할보다는 오히려 해외업체와 함께 국내 중소 가전업체의 영역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과도 비교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간염·유전병 등 19종의 질환을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혈액검사기 ‘애니닥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u헬스·의료기기 등 굵직한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사업 성적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정수기사업에 진출했지만 판매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정수기는 2만대를 다소 상회하는데 그쳤다. 100만대에 달하는 정수기 시장에서 극히 미미한 성과를 거둔 것.
신성장동력을 제외한 사업에서도 LG전자의 도전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앤’ 브랜드를 선보이며 MP3·PMP 시장에 도전했지만 이후 활동은 미미하다. 지난해 4월 MP3플레이어 ‘네온’을 출시했지만 5~6만원대의 중저가 제품이다. 해당 시장은 국내 중소기업과 중국 기업들이 활동하는 영역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잉크젯 올인원 프린터 제품을 출시하며 프린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 시장은 HP와 삼성전자 등 기존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잉크젯 모델은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부가가치가 떨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린터 시장은 본격적인 시장 창출보다는 LG전자 PC 고매고객들을 겨냥한 틈새시장 공략”이라며 의미 확대를 경계했다.
주력 사업에서는 한발 늦은 대응으로 경쟁사의 시장 선점을 허용했다. 지난해 초 LG 진영은 “LED TV 시장은 2010년 말에나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늑장을 부렸다. 그 결과 지난해 LG전자는 TV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주요 경쟁사들이 속속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으며 차세대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LG전자는 최근에야 시동을 걸었다. 그 결과 프리미엄 제품인 아레나·뉴초콜릿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마진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지난해 4분기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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