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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그룹 신입사원 272명이 신입사원 입문교육의 하나로 서울대 인문학 과정(한국음악)을 수강하고 있다. |
"아무리 뛰어난 걸물이라도 인문학적 감성이 입혀지지 않으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인문학이 건설의 미래를 좌우할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이다."
대한민국 건설종가 현대건설이 '인문학'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건설회사에서 웬 인문학?"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요즘 인문학에 공부에 여념이 없다.
대표적인 것인 신입사원 교육이다. 이 회사 신입사원 272명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서울대 인문학 과정(AFP)을 수강했다.
강사는 서울대 배철현, 구범진, 윤원철, 이재영, 이태수, 허성도 교수와 국사편찬위원회 정옥자 위원장 등. 종교와 역사, 문학, 철학, 음악 등 각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학자들이 나서 인간을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경험했다.
현대건설이 인문학에 심취하게 된 것은 "건축물에 사람의 향기가 더해져야 인간의 오감에 만족을 주고 생명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김중겸 사장의 지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올해 공채 신입사원 가운데 15명은 철학과 심리학, 조각 등의 전공자로 뽑았다. 신입사원 교육 커리큘럼도 서울대 인문학 과정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예술 공연 관람 등 인문학 중심으로 바꿨다.
김경목 신입사원(전기직)은 "다소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 교수님들의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분야든 최종적인 목적은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며 "글로벌 톱 리더로 나가기 위한 역량 강화는 물론 인문학적 품격을 갖추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읽은 책을 여러 사람에게 선물하는 최고경영자(CEO)로도 유명한 김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에 취임하고 나서 임직원이 함께 연극이나 뮤지컬 등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등 감성경영을 펼쳐오고 있다.
김 사장은 수료식 축사에서 "역사와 종교, 예술, 철학, 문학 등 인문학에 대한 기본소양과 지식은 새로운 상상력과 무한한 창의력을 샘솟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라며 "어떤 일을 하더라도 사람의 향기가 묻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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