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경영과 인수·합병(M&A)으로 정평난 김 회장에게는 올 한해 시장 상황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14년간 하나금융을 이끌며 1997년 IMF 외환위기, 2003년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 등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는 외환위기를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M&A를 통해 기회로 바꿨고, SK네트웍스 사건은 현금채권매입(CBO, Cash-Buy Out) 등의 선진 구조조정 기법을 도입해 잘 극복했다.
이처럼 화려한 전력이 있는 그이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의 끝자락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 회장은 우선 올해 △M&A를 통한 사세 확장 △적극적인 중국진출 △적정 수준의 금융자산 운용 등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등 금융권 합종연횡(合從連衡)이 활발할 전망이다.
업계 4위인 하나금융으로서는 국내 대표 금융지주사로 발돋움 할 기회를 맞은 것이다.
김 회장은 현재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에 대한 인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아직 어느 곳을 타겟으로 삼을 지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 487조원으로 국내 1위는 물론 글로벌 50위권이 가시화된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규모 287조원으로 우리금융(318조원)·KB금융(316조원)·신한금융지주(311조원) 등 금융지주 빅3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다.
현재 KB금융과 산은금융지주, 농협중앙회 등 만만치않은 경쟁자들이 M&A 패권을 두고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경재자가 내부사정 등으로 아직 M&A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나타내지 않아 하나금융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김 회장은 중국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아시아금융벨트를 형성하고 중국에서 금융사 매물이 나오면 M&A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중국이 변화가 많고 역동적인 기회의 땅이며 앞으로 하나금융의 젖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특히 올해는 적정 수준의 금융자산 운용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1년여 동안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바람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 회장은 "금융위기가 바꾼 게임의 법칙은 하나금융에게 기회가 될 것이며 이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 승부를 가르는 시대"라고 늘상 강조한다.
특히 경쟁 금융사들과는 달리 조선업·건설업 등에 대한 부실손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올해가 오히려 호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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