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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1883년 수교한 이래 부임한 최초의 여성 미국대사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 이름을 가진 최초의 주한 외국대사이기도 하다. 1975년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충남 예산중학교 최초의 외국인 교사로 파견됐을 때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얻은 것.
은행계좌를 트려면 한국이름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평화봉사단장에게 부탁해 갖게 된 이름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당시 예산에서 유일한 외국인으로 꼽혔다.
첫 한국생활 2년은 스티븐스 대사의 인생 항로를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한국 체류 중이었던 1977년 서울의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치러진 외교관 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1978년 미국 국무부에 첫 발을 들여놓은 그는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중국 등지에서 외교관으로서 경력을 쌓는다.
이후 1984년부터 1987년까지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담당관으로, 이후 1989년까지 부산 영사관에서 3년간 근무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냈으며,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유럽ㆍ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로 근무하며 발칸반도 내전 뒷수습에 주력했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부담으로도 작용했다. 주한 대사 임명동의안이 미 의회의 승인을 얻을 때가 그랬다. 당시 일부 의원들은 스티븐스 대사의 경험 부족을 문제 삼았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 주한 미국대사 자리에 초임 대사를 앉히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전임자인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의 경우 주러시아 대사와 나토 주재 대사를, 버시바우의 전임자인 크리스토퍼 힐 주이라크 대사 역시 주폴란드 대사 등을 역임한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최초의 주한 미국대사로서 손색이 없다는 상원의 지지를 받으며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받은 지 8개월만에 정식 임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
부임 3년차를 맞은 스티븐스 대사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최초'라는 타이틀을 얼마나 더 거머쥐게 될 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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