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전액 잠식 상태로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금호산업을 살리기 위해 채권단이 2조원 규모의 출자전환(금융권 채무를 주식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다만 개인 채권자의 경우, 채권단 출자전환과 대주주 감자 등이 완료된 이후 출자전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분가치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는 금호산업 자본금 전액잠식을 사유로 상장폐지기준 해소 입증시까지 금호산업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한 상태다.
금호산업은 이달 31일까지(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 자본금 잠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약 4조원의 출자전환 대상 채권 중에서 2조원을 우선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출을 주식으로 바꾸면 자본은 늘어나고 부채는 줄어들어 기업이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채권금융회사가 기업 재무구조 개선 방법으로 주로 이용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출자전환을 이달 내로 완료하고 외부감사인 재감사 의견을 받아 거래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비협약채권자인 개인 투자자들이 출자전환에 참여하면 최대한 지분 가치 하락을 막아주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지난 12일 오전 10시 반 금호아시아나 신문로 사옥에서 금호산업 CP투자자 90여명(개인 및 법인 투자자 포함)과 만나 채무조정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제시한 방안은 크게 3가지로 △원리금 1년 거치 3년간 분할상환(이자율 年 5%로 조정) △채권 100% 출자전환(이자 미지급) △50% 출자전환, 50% 분할상환 등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는 17일까지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채권자들 가운데 일부는 투자 원리금을 일시 상환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금호산업 CP를 보유한 한 채권자는 "지난 12일 40여명이 추가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금호산업과 타이어에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개인투자자에게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 개인투자자들은 오는 16일 모여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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