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방문판매 기업들이 한국직접판매협회를 중심으로 '힘 모으기'에 들어갔다.
이는 그동안 구심점이 없던 방판업체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모여 공정거래위원회의 방문판매법 개정 추진 등 현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특히 최근에는 웅진코웨이가 회장사로 선임되고 LG생활건강 등이 부회장사에 오르는 등 사실상 방판업체들이 협회의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21일 직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88년 '방문판매업협회'로 설립된 협회는 본래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으면서 방문판매 기업 중심의 성격을 띠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입회가 늘어나고 1998년 다단계판매 업체인 뉴스킨엔터프라이즈 전 대표이사였던 고 한성태씨가 회장을 맡으면서 다단계 업체 중심으로 협회 성격이 변모해갔다.
이후 지난 2월까지 박세준 사장(한국암웨이 대표이사)이 회장직을 역임하며 계속해 다단계 업체 중심의 구도가 형성됐다. 다단계 업체의 구성비율이 늘어나고 명칭도 2001년 한국방문판매업 협회에서 2002년 한국직접판매협회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협회가 방문판매에 대한 업무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07년 말 아모레퍼시픽이 부회장사로 입회한데 이어 운영이사사였던 교원이 지난 2008년 부회장사로 승격됐다. 또 당시 감사사였던 유니베라 또한 부회장사로 승격됐다.
이어 지난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웅진코웨이가 회장사로 선임되고 LG생활건강이 부회장사에 오르면서 현재 회장사와 부회장사 10개 업체 중 절반을 방문판매업체(웅진코웨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유니베라, 교원)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방판업체들의 영업행위가 다단계판매에 해당한다고 시정명령을 내린 '무늬만 방판' 논란이 일기 전에 비해 방판업체 수가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그 이전의 회장단의 비율은 다단계판매와 방판업체의 비율이 8:2였지만 현재 5:5까지 확대됐다.
또 현재 이사사의 경우도 총 8개 업체 중 5개사가 방문판매업체가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협회의 임원사들은 절반 이상이 방문판매 업체가 들어앉은 셈이다.
이와 함께 협회는 2008년 초부터 방판분과위원회를 구성, 방문판매 기업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총회에서 홍준기 신임회장은 "현 방문판매 영업행위를 다단계로 규정짓는 방문판매법 개정안을 공정위가 국회에 제출하는 등 방문판매 업계에 많은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며 "이 같은 방문판매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장사를 맡아달라는 권유에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협회를 중심으로 방문판매법 개정 등 업계의 문제를 풀어가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많은 방판업체들은 공정위의 방판법 개정을 주시하고 있다"며 "공정위의 의도대로 법이 개정된다면 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래 화장품업체들은 화장품협회를 중심으로 대책 강구에 들어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에 업체들 입장은 보다 전문적인 직판협회를 구심점으로 대책을 마련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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