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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가 운영하는 온라인 저널 슬레이트(Slate)는 최근 3~5살 먹은 미취학 아동도 브랜드 인지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위스콘신대(메디슨)와 미시건대 공동 연구팀은 3~5살짜리 아이들이 브랜드 이름과 제품 상징 인식을 통해 제품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아동 상대 마케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월트디즈니나 맥도날드는 물론 펩시코와 도요타 역시 3살짜리 아이 머리에는 이미 두드러진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한 미취학 아동들은 햄버거를 상징하는 카드를 정확히 '맥도날드' 브랜드에 대입시켰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일반 제품을 특정 브랜드나 상징과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얘기다.
앨리슨 고프닉(Gopnik) 미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심리학 교수는 "'이름'으로 물건을 분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언어 학습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요즘 아이들은 외형보다 귀나 눈에 익은 특정 단어를 기준으로 물건을 분류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과 이미지 등 빅브랜드의 상징물은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추론을 통해 이를 구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애너 매컬리스터(McAlister) 교수와 베티나 콘웰 교수는 어린 나이에 브랜드를 많이 접한 아이의 지적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뛰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아이들은 브랜드 로고와 제품, 장소 등을 특정 브랜드와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매컬리스터 교수는 심지어 연구에 참여한 아동의 30%가 브랜드에 따라 사용자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누군가 맥도날드에서 생일파티를 한다면 그가 친구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맥도날드 매장에 마련된 놀이공간을 떠올리고 또래와 어울려 노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컬리스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이들이 브랜드를 통해 나름의 가치관을 정립한다는 것을 밝힌 게 핵심"이라며 "주목할 점은 아이들의 판단이 옳으냐 그르냐 보다는 그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8살은 돼야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게 통념이었지만 브랜드 인지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들은 걱정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브랜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도 불거지고 있다. 부모들의 TV 시청 통제가 덜한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비만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업 광고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 패스트푸드를 선호하게 된 결과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상업광고로부터 온전히 해방시킬 수는 없다는 게 고프닉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아이들도 브랜드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들을 마냥 보호하기보다는 정말 좋은 제품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파는 게 목적인 기업들이 어떻게, 왜 브랜드를 활용하는지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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