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당국, 업계-투자자 공생 함께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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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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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향후 시장이 커진다는 기대보다 당장 눈앞의 수익에 대한 걱정이 앞섭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선물회사 관계자 A씨는 증권사들의 FX마진거래(이종통화 선물환거래) 시장 진출 본격화와 당국의 제재로 우려가 적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은 기존 선물사만이 가능했던 선물업을 겸영할 수 있게 됐다. FX마진거래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FX마진 및 해외선물 거래 서비스를 오픈하고 정기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투자자 저변 확대에 나섰다. 억대의 상금, 고급 승용차를 내건 실전투자대회도 진행됐다.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지난 3월 우리선물이 개최한 FX마진거래 투자설명회에는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아주머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투자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미래 FX마진거래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업계가 기본적으로 의견을 함께하는 분위기다. 파이가 채 크기도 전에 자칫 수수료 등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바 역시 공통적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부담스럽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은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을 2%에서 5%로 상향조정해 레버리지를 20배 이내로 축소했다.

이에 실제로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많게는 월 50만 계약에 달했던 FX마진거래 규모는 레버리지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FX마진거래 제도개선 추진방안'이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 월 20만 계약 대까지 감소했다. 규제 강화 이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거래량이 줄어들면 수수료 감소도 불가피하다.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충격이 클 선물사가 미래를 밝게 내다보지 못하는 이유다.

시장에는 투자자와 업계가 공존한다. 시장의 중재자인 당국의 규제는 투기적인 FX마진거래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인 동시에 시장의 건전화 및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조치이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채찍'을 당국이 이미 한 손에 쥐었다면 다른 쪽에는 업계의 건전한 경쟁을 격려하는 '당근'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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