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유럽 전역에서 '항공대란'이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화산재 구름이 태양을 가리면서 지구 날씨가 교란될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 지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2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1도나 떨어졌다.
예년보다 기온이 떨어진 곳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코스닥시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벌써 20개가 넘는 코스닥상장사가 증시에서 퇴출됐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도 거의 40개에 육박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이 정도 규모이니 연말께는 100곳 이상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코스닥시장 역사상 최악의 '대란'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진짜 우량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결국 코스닥 시가총액 55위권(약 274억원) 기업인 '신세계푸드'는 코스피행을 택했다. 지난 16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내달이면 코스피시장에서 거래된다.
신세계푸드 측은 회사의 성장성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디스카운트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이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0년 이후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20%이상 성장하는 등 지속가능한 순이익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비율(PER) 7.8배로 저평가 받아왔다.
코스피시장엔 '울트라급' 회사들이 즐비하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 투자자들의 '무관심'은 넘을 수 없는 산이다. 그러나 저평가보단 차라리 무관심이 낫다는 결론이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진 데는 거래소의 책임이 크다. 물론 작년부터 본격 실시한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1000개 이상 기업이 상장돼 있는 코스닥시장은 이미 곪을 대로 곪아 터진 모습이다. 우량기업 목록에 올랐던 코스닥 기업들이 최근 너무 쉽게 회계법인의 '의견거절'을 받자 투자자들은 황당해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는 부실기업 퇴출로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입성기업에 대한 엄격한 잣대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년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65개, 입성한 기업은 모두 48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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