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대부업계의 개인신용정보(CB)를 제도권 금융기관과 공유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부업계가 대부 CB 공유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법을 고쳐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 "대부 고객의 제도권 금융 퇴출 초래"
대부업계는 거래 고객 보호를 위해 대부업체 CB 공유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부업체 대출이 사실상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 포기를 의미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신용정보에 기록된 대부업체 이용자 가운데 62.5%인 48만명이 은행, 저축은행, 여전사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자료에서도 34만명이 대부업체와 금융기관 중복 거래자로 나타났다.
대부업계는 CB가 공유되면 이들이 정상적인 제도권 금융권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업체 대출 거래가 부정적인 정보로만 사용되지 않을 만큼 여건이 성숙된 뒤 CB 공유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리스크 줄여 서민대출 확대 유도"
금융당국은 대부업체 CB 공유를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저신용자 신용대출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대부업체들의 CB 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신용평가사가 보유한 대부업체 대출고객수는 한국신용정보가 89만명, 한국신용평가정보가 51만명이다. 타금융기관이 대부업체의 대출 내역, 연체액 등을 알지 못하면 저신용자의 정확한 채무 내역을 파악할 방법이 없다.
금융당국은 일단 대부업체의 개인 신용정보 가운데 연체정보 공유를 올 10월까지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후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대출잔액, 연체액 등의 공유대상 CB를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소액 신용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저축은행, 캐피탈사들도 대부업체 CB 공유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출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부업체의 거래 내용을 알지 못하면 눈 감고 대출해주는 것과 같다"며 "대부업체 CB 공유는 금융기관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때문에 대출 확대, 금리 인하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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