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01년 9월 국내에서 두번째로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조흥은행과 LG카드 등 대형 금융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65조6000억원에서 303조9000억원으로 5배 가량 늘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년 연속 업계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그룹 내 수익 비중을 양분하는 탄탄한 사업 라인도 강점이다.
그 동안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 온 결과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수익 포트폴리오가 가장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7484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48% 가량 감소했지만, 신한카드(8568억원)와 신한생명(1740억원)이 선전을 하며 그룹 전체 순익을 끌어올렸다.
지난 10년간 신한금융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성장해왔다.
그러나 너무 숨가쁘게 달려온 탓일까. 언제부턴가 신한금융의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도전정신, 조직 응집력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가 가라앉으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2010년.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 계열사 간의 시너지 극대화를 경영 화두로 내걸었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영광의 1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년을 맞으며 새롭게 기업문화를 다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강점을 계승하면서 미래 경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신한금융만의 강한 기업문화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부터 전 계열사가 참여해 4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지난 1월 그룹의 새로운 가치체계인 '신한WAY'를 선포했다.
3월부터는 은행을 비롯한 모든 계열사 임직원이 1년 동안 '신한WAY'라고 적힌 배지를 달기로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1982년 신한은행이 설립된 후 28년 동안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차별적이고 독특한 기업문화 때문이었다"며 "새로운 가치체계인 '신한WAY'를 정립한 것은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은 신입사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룹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에 신한금융은 올해 최초로 600여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공동 교육을 실시했다. 2주간 진행된 교육을 통해 신입사원들은 그룹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공동 교육을 받으며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며 "앞으로 신입사원 공동 교육은 신한만의 독특한 입문 과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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