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BC PD 수첩 광우병 관련 방송으로 촉발된 미국산 쇠고기 논란 촛불이 전국을 들썩이게 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이를 둘러싼 책임공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민주당은 20일 ‘촛불항쟁 국회의원 1인 릴레이시위’를 벌여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촛불항쟁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천정배, 최규식, 전병헌, 김희철, 김진애, 전현희 의원이 참여하는 시위를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2년 전 촛불에 대해 아무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야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민주당은 이날 공개사과 요구와 함께 “이 대통령이 ‘시민의 반성’을 요구하자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 동조하며 촛불에 내재한 국민적 참여와 광장의 민주주의를 ‘억측·왜곡’으로 격하시키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 수장으로서 2년 동안의 국정 난맥에 대해 교휸과 반성은커녕 독선과 앙갚음의 자세가 확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인 릴레이 시위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이 대통령은 2년 전 아침이슬 노래를 들으며 반성했는데 이제와 국민을 향해 반성하라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는 대통령 스스로 위기 모면을 위해 거짓 쇼를 벌인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촛불시위가 나름대로 성찰의 계기가 된 만큼 지식인들도, 정부도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냉철한 자세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역사에 남길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2008년 광우병 대란은 대한민국 체제전복 집단이 기획하고, 일부 매체가 선동하고, 인터넷이 음모의 도구로 이용된 데다 야당까지 부화뇌동한 한 편의 거대한 사기극이었다”며 “야당은 표에 눈이 멀어 촛불의 곁불을 쬐려고 광우병 시위에 들러리 선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줌 안 되는 거짓선동 세력에게 대한민국이 기만당하고 농락당한 것에 대해서 정부와 정치권 등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거짓과 괴담이 우리 공동체를 흔들지 못하도록 경계하고 소통과 이성, 법치와 규범의 가치를 굳건하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뿐 아니라 민간·학계에서도 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우희종 수의과대 교수는 19일 ‘촛불운동 2주년 토론회’에서 “촛불 시위의 발단은 정부의 실책”이라며 “광우병 발생 및 유입에 대한 안전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수입 조건에 의해 촛불운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도 “일부 언론과 정부가 촛불운동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으로 축소하고 있지만 촛불은 정부의 영어몰입교육, 대운하정책 등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터져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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