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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만 하더라도 국세청은 '상탁하부정'의 표본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전·현직 국세청 수장들의 각종 비리의혹과 구속, 그리고 망각의 늪이 가까워 질 때마다 또 다시 터지는 불미스런 사건들.
하지만 최근 국세청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지난 해 7월 16일 백용호 국세청장 취임과 함께 국세청은 종전 권력기관의 이미지가 아닌 납세자를 위한 행정기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실제로 백 청장 취임 이후 국세청은 납세자 중심의 세정 개혁을 위해 (외부출신) 감사관과 납세자보호관, 전산정보관리관 등 국장급을 대거 임명한데 이어 지속적인 변화의 중심축에서 '세무조사의 투명성'과 '납세자 신뢰도 제고' 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비단, 국세청을 바라보는 외부(일반국민)에만 한정된 것은 결코 아니다.
내부 변화 또한 심상치 않다. 일례로 백 청장은 지방국세청과 일선세무서를 순시할 때마다 직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업무 보고는 짧게, 격려는 길게' 하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과거 국세청장들이 대규모 친위대를 동원, 지방청 및 일선서 순시에 나설 때와는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엄숙한 순시가 아닌 격려와 칭찬이 전제된 백 청장의 순시. 이 때문에 백 청장을 바라보는 2만여 국세공무원의 시선은 한 없이 따뜻하다.
백 청장 취임 이후 달라진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변화는 국세청에서 지방청으로, 지방청에서 일선세무서로, 민들레 홀씨가 바람을 따라 꽃 피우는 것처럼 급속히 퍼져 나갔다.
6개 지방청장들은 일선서 순시 모델(?)을 백 청장에게서 찾았고, 관내 직원들을 위해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달 초 서울국세청이 실시하고 있는 '(임산부에게)전자파차단 앞치마 보급'과 중부국세청이 지난 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가정의 날' 행사 등이다.
특히, 중부청 주관으로 실시되고 있는 '가정의 날'행사는 매월 두 차례 정시퇴근과 함께 귀가한 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외에도 각 지방청과 일선서는 직원 복지 향상 뿐만 아니라 납세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실시,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일하기 좋고, 살기 좋은 '요순시대'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다만, 백 청장이 지난 해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국민이 국세청을 신뢰하고, 우리가(국세공무원) 국세청에 근무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비록 지난 날의 치부가 클 지언정 국세청의 요순시대는 바로 지금, 오늘부터 시작된 것이다.
tearand76@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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