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나면서 정부의 경제팀의 권력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진동수 금융위원장을 축으로 한 부처라인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보 라인 사이에서 윤 실장은 그동안 완충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윤 실장의 사퇴로 향후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은 윤 장관에서 강 특보 라인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팀의 내부권력 교체가 이뤄졌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관측이다.
◆조율자’ 윤진식 빠진 자리, 강만수 ‘부활’
윤 실장은 나름의 힘을 발휘하면서 정책과 각종 인사를 조율해나갔다. 이명박 정부 초기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김중수 경제수석-전광우 금융위원장’ 구도에서 빚어졌던 불협화음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평가다.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경제수석을 겸임하던 윤 실장의 행보에 일대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3월 강 특보의 최측근인 최중경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다. 외형적으로 보면 윤 실장은 정책조율자로, 최 수석은 경제정책 지휘자로 역할을 분담된 것이다.
이 인선에는 다른 내포적 의미도 있었다. 최 수석은 강 특보와 각별한 사이며 성장 우선론자다. 여기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까지 합세하면서 ‘강만수 경제팀’의 부활이 기정사실화 됐다. 일각에서는 강 위원장이 최 수석을 천거한 것은 이 같은 그림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윤 실장이 빠지면서 향후 경제팀의 역학구도는 분명해졌다. 경제정책의 절대적 힘을 발휘하고 있는 강 특보라인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윤 실장이 떠나면서 정책실장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겨둘 것”이라며 “그만큼 최 수석쪽(강 특보)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정책 놓고 윤증현-강만수 대격돌하나
이제 경제권력은 윤 장관에서 강 특보로 확실히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책의 색깔도 성장위주로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최 수석의 특유의 추진력에다 성장론을 강조하는 강 특보의 경제소신이 합치되면서다.
통화정책은 청와대 중심으로 흘러가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등과 해묵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교육과 의료 등 서비스업 문제도 의외로 이른 시기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것으로 청와대에선 기대하고 있다.
외환 정책 기조변경도 관심사다. 윤 장관이 2기 경제팀을 이끌면서 1기팀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 바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하지만 강 특보나 최 수석은 적극적이면서 강격한 시장개입론자다. 상대적으로 힘이 빠진 윤 장관과 강 특보라인간 한판 대결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한 민간경제 연구소장은 “경제의 선순환이 조금만 비틀거려도 외환정책을 놓고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출구전략도 확연히 늦춰질 조짐이다. 강 특보 라인에서 ‘소통이 가능하고 무난한 인사’라는 평을 듣는 김 총재가 유동성과 금리조정 지휘자로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미국 등 선진진영의 상황을 봐가며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강 특보라인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고환율 정책을 통한 수출산업 지원강화 등을 통해 정권후반기 성장중심정책 그림을 보다 빠르게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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