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시세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금값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26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순금(24K) 한 돈(3.75g)의 도매시세는 18만9000원, 소매시세는 20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6일 사상 최고치였던 19만3600원(도매가 기준) 이후 가장 높고, 런던 금 시장에서 국제 금값이 온스당 124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4일보다 높은 것이다.
작년 이맘 때보다는 20% 이상 올랐다.
반면, 국제 금값은 이달 중순 이후로 오르내리는 가운데 25일 온스당 1187.65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금거래소의 이용환 부사장은 "유럽발 금융위기 때문에 안정 수요 자산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금값이 올라가는 추세였지만, 유럽 지역에 현금이 돌지 않아 금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국제 금 시세와 반대로 국내 금값이 치솟은 것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3월 1540원대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값은 15만~18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달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스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로존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면서 급등했던 국제 금 시세가 하락세이지만, 여전히 고점에 머무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더해지면서 국내 금값이 치솟은 것이다.
여기에다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한반도의 잠재적 위험도 국내 금값 상승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용환 부사장은 "우리나라 금 시세는 원.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종로 귀금속 상가 관계자는 "3월에서 5월 사이가 혼수철임에도 금값 부담으로 예물을 사려는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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