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이 금통위를 통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2.0%에서 16개월째 머무르게 됐다.
하지만 각종 경제지표들로 국내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이 보다 명확해지면서 3분기 내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한은, 인플레이션 압력 주시
한은은 이번 금통위를 통해 조만간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한은은 이날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가 물가안정의 기조 위에서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되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없었던 '물가안정의 기조 위에서'라는 단어가 이번 통화정책 방향에 새로 삽입됐다. 지난달에는 통화정책 방향에서는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한다던 문구에서 '당분간'이라는 단어가 삭제된 바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반기에는 더 큰 물가압력이 있을 수 있어 그런 부분을 유의하고 있다"며 "물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지는 금통위가 정할 문제지만 통화정책이 실기해선 안 됨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의 발언은 기존 통화정책이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둔 데 반해 앞으로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좀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의 경제지표는 출구전략 실시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물가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어 금리 인상 요구는 높아졌고, 고용 지표 개선으로 한은의 부담은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전월보다 17만명이나 늘어나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실업률도 3.2%로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5월 중 소비자 물가는 2.7% 올랐다. 지난 3월 2.3%, 4월 2.6%, 5월 2.7%로 물가 상승세가 조금씩 커지는 양상이다.
◆ 금리 인상, 빠르면 8월경 단행될 듯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으며 한은이 2분기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회복을 확신하게 되는 8월쯤에는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남유럽 사태로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수는 있겠지만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유럽 재정위기의 사태 추이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지표를 확인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분기 경제지표와 경제전망 수정치가 7월 중순쯤에 발표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르면 8월 경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분기에도 경제지표들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기 때문에 7월 말 2분기의 경기 회복을 확인한 뒤 8월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며 "3분기 이후에는 오히려 경기 상승이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란 측면에서 8월도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실물경기의 회복세가 이어진다는 판단을 할 때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3분기 말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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