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감사원이 10일 발표한 천안함 감사 결과에서 해군이 사고 발생 수일 전 북한 잠수정의 특이동향을 파악했다는 등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속초함은 침몰 원인을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고, 북으로 향하는 미상의 물체에 사격을 가한 속초함도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2함대사령부는 이같은 보고내용을 접하고 이를 무시하거나 내용을 가공해서 상급부대에 보고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군이 북한의 잠수정을 이용한 공격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고 직전에 북한 잠수정의 이상동향을 파악하고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북한과 수차례 교전을 했는데도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꼽히는 북한 잠수함에 대한 대비태세가 소홀했던 것이다.
민ㆍ군 합동조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조사 결과 발표 당시 북한 잠수정이 기지를 이탈했다는 첩보를 접수했지만 설마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 군함을 공격할지는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이 도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며 "당시 첩보를 제대로 검증했느냐, 혹은 검증이 필요한 첩보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2함대사령부는 사고 당일 천안함으로부터 침몰 원인이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런 사실을 합동참모본부나 해군 작전사령부 등 상급기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사고 직후 미상의 물체에 사격을 가한 속초함이 북의 신형 반잠수정을 향해 발포했다고 보고했으나 제2함대사령부는 속초함의 보고와 달리 상부에 '새떼'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합참은 사고 당일 폭발음 청취 등 외부 공격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보고받았지만 이를 삭제한 채 외부에 발표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 시점에 천안함을 촬영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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