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전 세계 기업인들이 향후 성공을 좌우할 전략적 핵심 요소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꼽았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액센추어가 공동으로 1000명에 달하는 기업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앞으로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게 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가능성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2007년만 해도 경영과 별개로 인식됐던 지속가능성이 최근 기업인들 사이에서 전략적 최우선 순위로 부상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환경을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와 지배구조 이슈 등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양한 지속가능성 이슈가 하나의 경영 전략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대답은 2007년 72%에서 96%로 늘었다.
◇소비자가 왕
금융위기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동안 소비자의 위상이 급부상한 것도 변화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응답자의 72%는 경영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된 것은 브랜드와 신뢰, 명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대답은 44%에 그쳤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인들의 접근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이 역시 높아진 소비자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다. 과거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반응하는 것이 정부나 협력(경쟁)기업의 압력 때문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가 그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는 향후 5년간 사회적 기대에 대한 기업의 부응 수준을 결정짓는 데 소비자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직원과 정부라는 응답 비율은 각각 45%, 39%에 불과했다.
◇기술과 혁신
기업인들은 혁신성이 큰 최첨단 기술이 기후변화와 같은 지속가능성 이슈를 다루는 데 긴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려 91%가 향후 5년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데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새로운 기술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정보통신 기기 등이 거론됐다.
기업인들은 특히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소셜미디어는 기업에게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많은 소비자와 접촉면을 늘릴 수 있는 소통도구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소비자가 요구하는 투명성의 수위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협력이 최선
기업인들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데 따른 어려움도 토로했다. 외부 요인 가운데는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부담으로 꼽혔다.
지속가능한 경영에 나섰을 때 외부에서 얼마나 투자받을 수 있는지,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릴 때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얼마나 신경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는 얘기다. 자금상황과 잠재수요를 무시한 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기업인들은 불투명한 정부 규제도 문제삼았다.
조사 대상의 86%는 지속가능한 경영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가치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부적인 문제점도 지적됐다. 한 조직 내에서만 지속가능성을 추구해봐야 계열사나 협력업체와 실행간격이 벌어지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88%는 계열사나 협력업체와 지속가능성 이슈를 공유하고 통합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조직 내에서 이슈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대답은 54%에 불과했다.
raskol@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